세계최대항공기제작사, 미최대수출기업-이 화려한 명성을 자랑하는 보잉사
가 오는 9일을 어린아이처럼 들뜬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이날은 보잉이 지난 8년간 뱃속에 간직해온 옥동자를 세상에 선보이는 날
이다. 수천명의 고객과 보도진들에게 첫선보일 옥동자는 "보잉777"여객기.

보잉은 이 옥동자가 쇠락해가는 집안을 일으켜 세울 효자가 되기를 염원
하고 있다.

에어버스라는 유럽항공기제작업체에 빼앗기고 있는 시장점유율, 그에
따른 매출과 이익감소. 이렇게 보잉은 90년대들어 조금씩 조금씩
오그라들고 있는 중이다.

보잉의 지난해 세계 중대형항공기시장 점유율은 60%. 80년대까지만 해도
거의 90% 가까이 됐던 점유율이 에어버스사(30%)에 야금야금 잠식당한
결과였다.

지난해 매출액은 250억달러로 전년보다 16% 줄고 순익은 12억달러로 20%
감소했다. 이처럼 쇠퇴의 길에 들어선 때에 탄생한 보잉777이 회사에
구원의 여신이 될지 몰락의 마귀가 될지 현재로서는 알수가 없다.

일단 9일 나타날 참관객들의 반응을 보고 777여객기의 장래를 엿볼 수
있을 뿐이다. 그래서 보잉은 더욱 더 이날을 간절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물론 지난 8년간 이 최신형점보여객기를 개발해 오는 동안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다. 시장조사결과에 맞춰 탑승정원이 최대 350명정도인 기존
보잉747기보다 좀 더 큰 여객기를 생산하면 히트할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기존것보다 큰 여객기에 대한 항공사들의 의견은 찬반으로 엇갈리긴
했지만 그래도 찬성쪽이 많았던 것도 777기개발에 나설수 있게 된 배경
이었다.

777기는 최대탑승인원이 440명으로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여객기 중 가장
크다. 그리고 좀 더 큰 여객기로 쉽게 개조할 수 있도록 양날개를 일부러
크게 만들었다.

또 당장은 논스톱운항거리가 4,600마일로 대형항공기치고는 짧은 편이나
곧 747기와 같은 7,200여마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보잉사가 777기개발에 들인 돈은 40억달러. 대당 판매예정가는 약 1억
4000만달러. 개발비를 뽑아내고 이익을 내기위해서는 앞으로 4~5년안에
300대는 팔려야 된다는게 회사측의 시산이다.

만일 매년 20~30여대씩 밖에 안팔려 300대쯤 파는 데 걸리는 시일이
10년이 넘는다면 개발비도 제대로 못 건질 것으로 보고있다.

보잉은 747기개발이후 약25년만에 야심작으로 내놓은 777기가 회사에
보탬이 될 효자가 될지, 손실만 내는 천덕꾸러기가 될지를 "진인사대천명"
의 심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이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