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골퍼들에 있어 "세월"은 무엇을 의미할까. 골프에 대한 열정과 집념
으로 오로지 우승만을 노렸던 "젊은시절".

그러나 곧 손에 잡힐듯 하던 우승은 언제나 일보직전에서 날라가 버리고
세월은 무자비하게 흘러 이제 내일이면 40이다. 숱한 좌절속에 "즐기는
것이 이기는 것이다"라고 까지 말할 정도로 깨우침은 많았지만 그 "성숙"
이 과연 "미래의 우승"으로까지 연결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곳 시간 7일부터 10일까지 미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벌어
지는 94US매스터즈골프대회의 스토리는 그레그 노먼(39.호주)으로 부터
시작된다.

노먼에게는 그만의 "매스터즈 역사"가 있다. 노먼은 1981년 26세의 평범한
선수로 오거스타에 첫발을 내디뎠다. 그는 첫 출전의 첫라운드에서 69타로
선두에 나서며 "위대한 백상어"의 탄생을 예고했다. 4라운드합계는 5언더파
283타로 단독4위. 매스터즈 데뷔전은 그답게 화려했다.

그러나 오거스타는 그후 노먼을 철저히 외면했다.

그는 86년 선두를 달리던중 최종18번홀에서 4번아이언세컨드샷이 오른쪽
으로 밀리며 보기를 기록,우승을 잭니클로스에 넘겼다. 87년엔 연장 첫
홀에서 래리마이즈의 기적과 같은 30m칩샷버디로 상처를 입었고 89년에도
최종홀의 약 2m파퍼트가 홀컵에 붙어 서버리며 연장돌입기회를 잃었다.

수년동안 계속된 불운은 노먼을 완전히 꺽어 놓았다. 90,91년엔 연속
커트오프통과조차 못했고 지난해엔 공동31위의 지극히 평범한 성적이었다.

<>.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

노먼은 지난해부터 실력과 카리스마적 이미지가 적당히 혼합된 옛날의
모습을 되찾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그의 두번째 메이저인 전영오픈우승을
따냈고 미PGA선수권에서는 연장까지 진출했다.

올 들어서는 아픈몸에도 불구 지난2월 조니워커클래식에서 우승했고
급기야 2주전에는 플레이어즈 챔피언십대회에서 24언더파란 놀랄만한
기록으로 정상을 차지, 가장 의미있는 "자신감"을 구축했다.

골프에 대한 예측이라면 그 신빙성을 인정받는 미골프다이제스트지도
올해는 노먼을 우승후보랭킹1위로 점찍어 놓았다.

그 예상우승확률은 8분의1.

<>.골프라는 게임의 흐름, 선수들의 사이클속성으로 보아 올해가 노먼의
"절정기"임은 분명한것 같다.

그러나 절정기 까지는 좋지만"마지막 절정기"가 될지도 모른다는데 문제가
있다.

39세라는 나이는 "수년동안의 호황"을 결코 보장하지 못한다.

더우기 노먼이 다시 "매스터즈의 외면"을 맛본다면 다시 일어서기는
힘들것으로 봐야한다.

매스터즈가 매년 열리는 오거스타내서녈GC는 사실 "노먼골프"에 적합하다.
긴 드라이버샷이 필수적이고 아이언샷은 드로볼을 주로 쳐야하고 퍼팅이
좋아야 한다.

노먼은 이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런데도 안되는게 골프이기는 하지만 올해는 노먼본인이나 독자들이나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지켜볼만하다. "만약 노먼이 이번 매스터즈를
우승한다면..."

만약 노먼이 우승한다면 그랜드슬램(단일연도에 4개메이저 모두 우승)
이라는 단어가 조심스럽게 나타날지도 모른다. 매스터즈는 94시즌의 메이저
첫 대회이고 첫대회 우승은 바로 기록의 시작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