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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434) 제2부 대정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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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낙오가 되었던 세 소년병이 그 자리에 당도한 것은 해가 뉘엿이 서산 위로
    기울어졌을 무렵이었다.

    인기척에 놀라 까마귀떼가 까욱 까욱.요란하게 우짖으며 날아올랐다.

    "아니,이거."
    "음-"
    "모두 먼저 갔군"

    십칠명의 대원들이 전원 자인을 한 광경을 본 그들은 놀라 눈이 휘둥그레
    졌다. 까욱 까욱 까욱.까마귀들은 머리위에서 커다랗게 원을 그리며 맴돌고
    있었다.

    "저놈의 까마귀들이 시체를 뜯어먹었잖아"
    "글쎄 말이야. 아이구-"
    그러자 한 소년병이,

    "에라 이놈의 까마귀 새끼들,맛 좀 봐라"하면서 후닥닥 총구멍으로 탄환을
    집어넣었다. 그리고 번쩍 총을 들어 까마귀떼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쾅! 요란한 총소리에 까마귀들은 놀라 까욱 까욱 까욱.더욱 방정맞게
    우짖어대며 삼나무 숲쪽으로 날아가 버렸다.

    "우리는 어떻게 할까?" 한 소년병이 물었다.

    "우리도 뒤를 따라야지 뭐" 당연한 일이 아니냐는 듯이 총을 쏜 소년병이
    대답했다.

    "까마귀가 쪼아먹으면 어떻게 하지?" 나머지 소년병이 끔찍하다는 듯이
    시체를 둘러보며 몸을 떨었다.

    몇몇 시체는 온통 까마귀들이 달려들어 뜯어먹은 듯 뻘건 속살이
    까뒤집어져 너덜너덜 누더기처럼 되기도 했고,창자가 쏟아져나와 갈기갈기
    찢겨 있기도 했으며,얼굴이 눈과 코와 입의 형용도 없이 엉망이 되어
    버리기도 했다.

    "그렇다고 비겁하게 우리만 살려고 어디로 도망칠 수도 없잖아. 이미
    쓰루가성도 저렇게 불타고 있는데 말이야"

    "맞어. 우리도 셋푸쿠를 해야 돼. 죽은 뒤에 까마귀가 쪼아먹든 개가 와서
    뜯어먹든 알게 뭐야"

    시체의 끔찍함을 보고 주저하던 소년병도 결국 셋푸쿠를 결심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십칠명의 대원들을 뒤따라 세 소년병들도 그 자리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말았다.

    열예닐곱살의 아직 새파란 사무라이들 이십명이 출진한 이튿날 불타는
    쓰루가성이 멀리 바라보이는 산 언덕바지에서 주군의 뒤를 따라,멸망하는
    자기네 아이즈번과 운명을 같이하기 위해 단장의 비애를 안고 처절한 자결
    의 길을 택했던 것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으면서도 한편 참으로 놀랍기도 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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