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관심은 지금 오는 12일부터 15일까지 나흘간 모로코의 휴양도시
마라케시에서 열리는 관세무역일반협정(GATT)각료회의에 쏠려있다. 도합
121개국의 외무 혹은 통상장관이 참석할 이 회의는 지난해 12월15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타결과 동시에 소집이 결정된 UR의 각료급 무역협상
회의(TNC)로서 UR협상조인이 주목적이지만 부수된 의미와 문제들이 워낙
커 전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것이다.

마라케시 회의가 갖는 첫번째 의의는 역시 향후 10년에서 15년간에 걸쳐
이행되고 따라서 새로운 세계무역질서형성에 큰 영향을 미칠 UR체제가 이번
협정서명을 계기로 마침내 정식출범하게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협정은
앞으로 회원국들의 국내법에 의한 비준절차를 밟아야 한다. 비준이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다. 우리경우만해도 야당인 민주당이 비준 저지투쟁을 선언
한 상황이다. 결과는 두고봐야겠지만 어쨌든 UR체제는 일단 출범하는 것으로
보아 틀림없다.

두번째는 새로운 세계무역기구(WTO)의 출현이다. UR협정의 중요한 일부인
WTO의 창설은 UR협정자체의 이행을 위해서는 물론이고 GATT이후와 포스트UR
시대의 국제무역질서와 관련해서 중대한 의미를 지닌다. 전후 반세기동안
세계무역을 다스려온 GATT가 비로소 WTO로 대체되며 그 준비작업이
마라케시 회의를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WTO는 원래 내년7월1일 발족예정
이지만 UR비준과 준비작업진도에 따라 내년1월1일로 앞당겨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가장 주목해야할 점은 세번째로서 세계무역질서에 나타날 새기류와
갈등이다. 미국이 GATT를 매개로 하거나 혹은 쌍무적으로 주도해온 이제
까지의 시장개방 무역자유화기조가 UR협정조인으로 일단락되고 환경 노동
문제등을 무역과 연계시켜 규제장벽을 신설강화하는 신보호주의 역자유화가
새 조류로 등장할 전망이다. 그리고 이런 조류는 선진국과 개도국간에
새로운 갈등과 마찰요인이 될 예정이다.

이같은 남북무역갈등은 마라케시회의 개막을 앞두고 이미 표출되고 있다.
GR니 BR니 하는 이들의 새후속무역협상이 그것이다. 그 가운데 특히 BR와
관련해서는 마라케시 회의가 정식으로 공론화해야 한다는 미국 프랑스와
이에 반발하는 개도국입장이 맞서 회의자체가 무산될 위험마저 있었다.
GATT사무국의 중재로 일단 타협이 이루어졌다지만 문제를 잠시 덮어둔것에
불과하다.

환경문제의 주범은 실상 선진국이고 저임은 개도국이 가진 유일한 강점
인데도 그로 인해 불이익을 당해야 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정부당국이나
정치권 기업 일반국민할것 없이 UR자체보다 UR이후의 새조류를 걱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