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4일 외환은행이 증권시장에 새로 상장된 데 이어 한국통신과 국민은행
등 공기업의 주식매각 계획이 속속 발표되고 있다.

또 은행을 비롯한 상장기업들의 유상증자도 줄을 잇는 등 주식 신규공급
물량이 꾸준히 늘어나 이같은 물량확대가 주식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
투자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2월초순이후 이어진 주식시장의 분위기 위축현상은 주식 신규
공급 물량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다.

최근 며칠간 주가가 다소 상승, 종합주가지수가 다시 880대를 회복하면서
주춤해지기는 했으나 지난주초께는 공급과잉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투자자나 증권관계자들이 이처럼 주식의 공급물량에대해 큰 관심을 보이는
것은 지난 80년대 후반에 이뤄진 물량공급 과잉현상의 후유증이 아직까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아 뇌리에 생생하기 때문.

지난해까지와 비교할 경우 금년에는 주식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은
틀림이 없다.

우선 재무부가 금년에는 유상증자 5조3천억원, 기업공개 7천억원 등 6조원
의 주식 물량공급을 계획하고 있다. 이는 2조9천5백64억원에 그쳤던 지난해
의 2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또 한국통신이나 국민은행을 비롯한 공기업 주식의 매각 계획, 그리고
최근 이뤄진 데이콤 전환사채 매각 등도 주식 수요를 잠식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기업공개도 12월결산법인들의 결산과 주총이 마무리됨에따라 점차 본격적
으로 이뤄질 전망이고 유상증자가 자유화된 제조업체, 이미 허용되기 시작
한 은행외에 증권. 투자금융 등 제2금융권에서도 증자를 기다리는 회사가
많다.

당장 현실로 닥친 2.4분기에 주식의 신규공급이 수요여력을 초과, 물량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 증권관계자들도 있다.

산업증권은 최근 유상증자나 기업공개, 12월결산법인들의 주식배당 등을
통해 약3조1천억원정도의 주식이 2.4분기 중 새로 공급돼 5천억원가량의
공급초과현상을 나타낼 것 같다는 분석자료를 내놓기도 했다.

하지만 이같은 주식 물량 공급확대가 앞으로의 증시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는 편이다.

지난 몇년간의 증시 움직임을 예로 들면서 주식수급에 미칠 악영향을
우려하는 증권관계자들외에 당분간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며 오히려 증자
메리트에 기대를 걸만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대우증권은 금년의 주식신규 공급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은 틀림이 없지만
현재의 증시 규모로 볼때 과도한 물량공급으로 볼수는 없다는 진단을 하고
있다.

금년에 6조원의 주식이 새로 공급된다고해도 현싯가총액의 4.9%정도인
만큼 주가 상승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물량공급 러시현상이 빚어졌던 지난 89년의 경우 유상증자와 기업공개를
통한 주식 공급액이 14조6천6백91억원, 당시 시가총액의 15.4%나 됐었다.

2.4분기의 공급우위현상을 전망한 산업증권도 통화관리가 강화되지 않는
한 이달중순 이후에는 수요가 점차 강화돼 수급 불균형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증권관계자들은 대부분 정부가 물량공급 확대를 추진하고있지만 주식
시장이 다시 어려움을 겪게 될 경우 계획 자체가 탄력적으로 재조정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금년에는 주식 공급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상당히
늘어나겠지만 증시에 미칠 악영향을 당장 크게 걱정할 필요는 없을것같다.

<조태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