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신라천년의 찬연한 문화유산을 이야기할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아마도 첨성대일 것이다.

경주시 인왕동에 옛모습 그대로 자리하고 있는 첨성대는 선덕여왕 16년
(647)에 세워 졌다고 전해지고 있으니 1343년 동안 그 모습을 지켜오고
있는 셈이다.

첨성대는 그 몸체가 27단 362개의 돌로 이루어져 있고,그 위에 2단의
정자석(정자석)이 얹혀 있는데,이를 받치고 있는 것이 2단으로된 기반석
이다.

조금 과장하자면,이 두단의 기단석이 튼튼히 버텨온 까닭에 참성대는
1347년 동안 그 모습을 거의 원형 그대로 지켜올수 있었던 것이라고 할수
있겠다.

이 첨성대와 요즘도 심심찮게 발생하는 현대 건축물(빌딩,다리 등)의
붕괴사고를 연관해서 생각해 보면 씁씁한 생각을 지울수 없다.

오늘날의 현재문명은 옛날에는 신의 세계로 감히 범접할 생각조차 해 보지
못했던 우주를 왕복할 정도로 과학기술이 발전되었다고 자랑한다.

이런 시대에 온갖 첨단기술과 자재를 동원하여 지은 건축물이 100년을
버티지 못하고 붕괴되는 현상을 무엇으로 설명할수 있을까.

첨성대를 보면 그 답은 명확해진다.

1347년전 신라의 석공은 첨성대를 떠 받칠 기단석에 정질을 하면서 아마도
자신 모든 정성을 다했을 것이다.

비록 후세에 이름 석자를 남길 만한 사회적 지위도 갖지 못했고,남을
부리며 호의호식할 권세도 갖지 못한채,그냥 그냥 돌과 씨름하면서 하루
밥벌이를 해야하는 비천한 처지였겠지만 자신에게 맡겨진 일에 묵묵히
최선의 정성을 쏟는,그래서 그 일을 천진으로 알고 한평생을 살아가는
순박함은 있었으리라.

첨성대는 이런 이름없는 석공에 의해 정성을 다해 축조되므로써 그 장구한
세월을 의연히 견뎌낼 수 있었던 것이다.

우리가 2000년대 선진국으로 도약하고 더 나은 내일을 진정으로 회구
한다면, 오늘을 사는 우리는 천삼백여년전 첨성대 기단석을 다듬던 이름
없는 석공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의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저마다에게
주어진 일에 진정 정성을 다하고 있는지 겸허히 반추해 보아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