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최대관광기구인 태평양.아시아관광협회(PATA) 제43차총회가 내일
서울에서 개막된다. 이에 앞서 지난 11일에는 한국종합전시장에서
관광교역전이 개막됐고 이어 14일에는 경주에서 세계지부회의가 열려 PATA
3대잔치가 한꺼번에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관광올림픽으로 일컬어지는 이러한 대규모행사들이 한나라에서 동시에
열리는 것은 매우 드문조로 세계관광산업의 흐름을 조망하고
한국관광산업의 위상을 제고할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것으로 기대된다.

흔히 한국관광산업의 현주소를 말할라치면 "3무""3불"을 들먹이곤 한다.
볼것없고 살것없고 먹을것 없는데다 언어불통 교통불통 종업원불친절이
우리 관광산업의 낙후를 상징한다는 지적이다.
"서울"하면 바가지택시요금을 떠올리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지적도 그냥
들어넘길 일이 아니다.

여기에다 해외여행자유화붐을 타고 난립한 1,400여개의 여행사들은
지나치게 국내관광객의 해외송출에만 힘을 쏟고 있는 실정이다. 그 결과
지난 1.4분기중 한국을 찾은 외국인관광객은 전년같은 기간에 비해
24%정도의 증가에 그친데 반해 한국인 해외관광객수는 40%가까이 급증해
"한국방문의 해"가 "외국방문의 해"로 둔갑한 느낌마저 들고 있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올들어 3월말까지 우리의 관광수지적자액이
2억4,000만달러에 이르러 국제수지에 큰 부담을 주고 있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라고 할수 있다. 더구나 지난 1일부터는 중국이
여행자유화지역에 포함되면서 중국을 찾는 한국관광객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니 관광수지는 장차 갈수록 악화될 것이 뻔하다고 하겠다.

우리의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시설투자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국민개개인이 독립된 관광상품이라는 인식을 새롭게 하는 것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할수 있다. 또한 우리의 문화를 총체적으로 보여줄수
있는 관광상품의 개발도 소홀히 할수 없는 일이다. 관광이 궁극적으로는
그나라의 문화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라는 명제에 보다 충실할 필요가 있다.

바라건대 최근 북한의 "서울불바다"위협등으로 국제사회에 야기되고 있는
한국관광에 대한 불안심리가 이번 PATA총회를 계기로 말끔히 씻어질수 있길
기대한다. 덧붙여 지난 65년과 79년의 PATA 서울총회가 준비소홀로
국내외의 혹평을 면치 못했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이번 행사가
성공리에 끝날수 있도록 국민모두가 깊은 관심을 갖는것은 물론 굴뚝없는
수출산업인 관광산업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는 계기가 돼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