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에 대한 엔화값이 비싸지면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의 수출여건이
개선되는 반면 물가상승부담을 안게 된다.

엔고가 우리나라의 수출여건을 호전시키는 것은 일본과 경쟁관계에 있는
품목의 수출경쟁력이 향상될수 있다는 점에서다. 낡은 통계지만 87년에
발간된 일본경제백서를 보면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10%정도 오를 경우
일본제품의 수출단가는 5.6% 뛰게 된다.

우리나라도 일본에서 주요원자재를 수입하는 만큼 국산품의 수출단가도
높아지지만 그 폭이 일본보다 작아 수출경쟁력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같은 논리를 근거로 엔화가 10% 절상된다면 일본지역에 대한
수출은 연간 6억달러, 일본이외의 지역에 대한 수출은 연간 13억달러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전망은 지난 80년 1.4분기부터 92년 3.4분기까지의 수출입물량함수와
단가함수를 근거로 추정한 것이다. 물론 엔고로 국산품의 가격경쟁력이
개선된다고 해서 수출이 예상대로 늘어나리라는 보장은 없다. 품질이
현저히 떨어진다면 가격면에서의 우위는 효용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또 일본기업들이 공장을 임금이 상대적으로 싼 동남아시아로 옮겨 놓아
엔고혜택은 산술적인 계산에 못미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한은은 비가격
요인에 변화가 없다면 엔화가 달러화에 대해 10% 오를 경우 우리나라의
무역수지는 연간 2억달러에서 3억달러정도 개선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엔고는 수입단가상승을 초래, 국내물가에 적지않은 부담을 준다.
엔화값이 오른후 일본기업들이 원가절감을 통해 수출가격을 인상전으로
유지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일본제품이나 제3국제품값은
비싸진다. 특히 국내기업들은 주요자본재를 일본에서 수입하고 있고
수입선을 바꾸기도 쉽지 않다.

지난 92년 총수입중 대일수입비중은 23.8%, 자동차부품수입비중은 60.6%에
달했다. 철강 전자부품및 기계류도 일본의존도가 높다. 이 때문에 엔화값이
비싸질때면 으레 수입가격이 올라 국내물가가 자극받곤 한다.

또 대일의존도가 높은 수입구조때문에 엔고로 인한 전체적인 무역수지는
소폭 개선되나 대일무역수지는 오히려 악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엔고로 인한 대일수출증가액보다 대일수입증가액이 많아서다. 엔화가
10%오를 경우 수출은 연간 6억달러 늘지만 수입은 연간 14억달러 증가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전문가들은 엔화강세가 국내수출여건에 도움을 주지만
부작용도 있기 때문에 엔고를 환영하기 보다는 대일수입의존도를 낮추는데
신경을 쓰면서 품질향상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주요자본재의
국산화나 수입선의 다변화를 통해 일본일변도에서 탈피하는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