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연극의 해외공연이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다.

이미 지난 3월 극단 띠오빼빼가 모스크바 원형극장에서 "오유란전"
(이재현작,연출)을, 극단 하늘땅이 미주지역에서 이원승씨의 일인극
"하늘텬따지"(강영걸연출)를 공연한 것을 비롯, 현재까지 6건의 해외
공연이 예정돼 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의 해외공연수가 총 5건인이었음을 감안할 때 우리
연극의 해외 진출이 상당히 활기를 띠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 주는 것이다.

특히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기존의 진출대상지역이 미주나 일본
지역에 국한돼 있던 것에 비해 최근에는 오세아니아권이나 유럽등으로
다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소드 연극집단 연희단거리패가 지난 24일까지 동숭아트센터에서 무대를
가졌던 "오구-죽음의 형식"(이윤택작,연출)은 현재 호주측으로부터
적극적인 공연 교섭을 받고 있다.

호주측과 교섭을 주선했던 이승엽 예술의전당 공연1과장은 "안젤라
볼라드 호주 시드니 오페라 하우스 기획부장이 지난 3월 내한해 공연
실황을 담은 비디오테이프와 영역소개서를 가져간 후 매우 긍정적인
답변을 보내왔다"며 "이 연극이 한국적인 특성을 훌륭히 보여주는 만큼
조만간 호주 공연이 성사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상황에 별 차질이 생기지 않는 한 "오구"는 금년
여름께에 호주, 뉴질랜드등 오세아니아에 첫 진출하는 한국연극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극단 산울림은 6월14~22일 폴란드 그단크시 비브제제 대극장에서 샤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를 공연한다.

지난해 비브제제 극단의 내한 공연의 답방 형식으로 이뤄지는 이번 무대
는 현대연극의 두 거장 그로토프스키와 칸토르를 낳은 연극의 본고장
폴란드에서 한국의 연극수준을 시험받는 기회가 된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고 있다.

이번으로 8번째의 "고도"를 제작하게 된 임영웅씨가 연출을 맡고 이호성,
송영창, 김명국씨등 중견연기자들이 대거 출연한다.

이 밖에도 국립극단이 28일~5월1일 미 L. A에서 이만희작 강영걸연출의
"피고지고 피고지고"로 첫 해외나들이를 갖으며,광주문제를 주로 다루어온
극단 광주토박이의 "금희의 5월"이 미 아시아-아메리카 재단초청으로
5월에 미국에서, 극단 띠오빼빼가 소설가 김동리씨의 원작을 극화한
"무녀도"로 10월4~5일 일본 동경예술극장에서 공연을 갖는 등 올 한해
연극계는 그 어느때보다 활발한 해외공연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