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과 골리앗으로 싸움으로 표현됐던 일진다이아몬드와 미제너럴
일렉트릭(GE)의 공업용다이아몬드송사는 결국 상호인정이라는 "묘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일진은 고급기술도입과 경쟁체제 진입이라는 실리를 얻었고 GE는 로열티
확보로 명분을 챙겼다. 승자도 패자도 없는 결론인 셈이다.

그렇지만 일진측은 다국적 기업인 GE가 유사한 사건에서 소송을 취하한
것이 처음인데다 어떤 내용이 될지는 미지수지만 고급기술을 얻게됐다는
점을 들어 "판정승"을 거둔 것으로 받아들이고있다.

일진은 지난 1월초 미보스턴지방법원이 "일진이 GE의 제조기술을 도용
했으며 이에따라 향후 7년간 제품생산은 물론 제조설비를 파기"토록 판시
하자 곧바로 항소준비해오는 등 법정공방의 2라운드를 준비왔던 터였다.

그런 와중에서 GE측이 물밑협상을 제의해오고 허진규일진그룹회장이
급거 방미, GE측과극적인 합의를 이루어낸 것이다. 일진측은 지난 1주일
사이에 "화해협상"이 매듭지어진 것으로 밝히고있다.

GE는 왜 급했을까. GE는 지난 2월 미법무부로부터 또다른
공업용다이아몬드의 시장메이저인 영국의 드비어사와 함께 가격담합혐의
로 기소됐다. 2사독점체제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게다가 한국시장에서 공업용다이아몬드이외에 다른 품목도 취급하고
있다는 점도 "한국인의 정서"를 무시할 수없게 만든 대목이다. 법률적
으로도 2심에서 또다시 승소한다손 치더라도 한국법원으로부터 집행판결을
받기가 어려운 점도 GE의 선택폭을 줄일수밖에 없었던 점으로 분석된다.

그렇지만 일진측으로서는 썩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고 볼수는 없다.
GE가 5월초 소송을 취하하고 기술제휴계약을 체결한다는 내용에 합의한것
빼고는 아직 명확히 결론이 난것은 없다.

기술제공의 댓가로 얼마의 로열티를 주느냐와 무슨 기술을 얻을 수
있느냐가 4년간의 법정투쟁의 진정한 결실로 돌아오기때문이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로열티"라는 짐이 일진이 주장하는 "판정승"결론을 유보하게
만든다.

어째든 일진은 6천억원규모로 추산되는 세계 공업용다이아몬드시장에
떳떳한 경쟁자로 참여하게 됐다. 지난 4년간 30억원에 달하는 소송비를
들여가며 정면승부를 벌인 결과다.

그동안의 법정시비로 돈으로 계산할수없는 광고효과를 낸 것도 부인할
수없다. 일진다이아몬드의 지난해 매출은 2백20억원. 이제는 좋은 제품
으로 매출을 늘리는 것이 송사의 참뜻이었음을 인식할 때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