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국내 노동운동을 주도해온 현대그룹노조총연합(현총련), 대우그룹
노조협의회(대노협)소속 대규모사업장들이 한국노총 탈퇴를 잇따라 선언
하는등 노동계에 재편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치고 있다.

이들 사업장의 노총탈퇴는 다른사업장노조에 커다란 파급효과를 미쳐
노총의 위상을 크게 위협하고 있으며 특히 이는 전노대를 중심으로한
제2노총설립을 구체화시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9일 노동부및 전국노조대표자회의(전노대)에 따르면 지난24일 현총련산하
22개 노조가 노총을 탈퇴키로 결의한데 이어 대노협도 27일 소속16개계열사
노조가 운영위원회를 열고 상급단체인 노총과의 완전한 단절을 선언했다.

국내 노동계의 실세인 이들의 노총탈퇴선언은 타사업장으로 이어져 한진
중공업노조도 28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노총을 탈퇴키로 결의했으며
기아자동차 아세아자동차등 기아그룹주력 사업장노조를 비롯한 많은 강성
노조들도 빠른 시일안에 규약변경을 통해 노총을 탈퇴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많은 사업장들이 2년마다 한번씩 열리는 단체협상을 올해 벌일
예정이어서 단협갱신을 통해 노총을 탈퇴하려는 노조들이 줄을 이을
것으로 노동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에앞서 대우조선,현대중공업,한라중공업등 6개대형사업장으로 구성된
조선업종노조협의회(조선노협)와 전국지하철노조협의회소속 부산교통공단
노조도 최근 노총에 대한 의무금납부거부를 결의하는등 노총탈퇴를 선언
했다.

이들 노조들은 노총과의 결별선언이유로 표면적으로는 밀실야합으로 비난
하고 있는 노총-경총간의 임금인상합의안을 들고 있지만 실제로는 전노대의
제2노총건설에 대비, 노총과의 관계를 공식적으로 끝내기로 한 것으로 분석
되고 있다.

노총관계자는 이와관련, "현재 재야노동단체소속 노조의 잇따른 노총탈퇴
선언으로 지난46년 대한노총으로 출범한 노총이 48년만에 최대위기를 맞고
있다"며 "이같은 변화는 시대적 흐름이기 때문에 노총이 노력한다고 뒤바뀌
지는 않을것"이라고 밝혔다.

노총은 그러나 현재의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과거의 소극적인 노동운동에서
탈피하고 조합원신뢰확보를 위한 각종사업을 확대하는 한편 정부의 의존적
자세에서 벗어나는등 "홀로서기"에 전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이에따라 35년만에 노동절인 5월1일로 치뤄지는 "근로자의 날"기념행사도
노총과 재야노동단체들이 서로 다른 장소에서 치르기로 결정, 올해의
근로자의 날행사도 반쪽대회가 불가피한 실정이다.

한편 노동전문가들은 하반기 노동법개정때 상급단체에 대한 복수노조가
허용될 경우 수십년간 노총중심으로 짜여온 노동계의 판도변화가 불가피해져
제2노총설립은 급속히 추진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대노협,현총련이외에 전국노조협의회(전노협),업종회의로 구성된
전노대는 제2노총을 만들기 위해 정부에 복수노조인정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