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시 담 저 <한경 서평위원회 선정>

이 책은 우리나라에서는 처음 나온 본격적인 통화경제학 이론서라고 할
수 있다. 특히 현실, 이론 및 정책의 상호관계를 감안하면 중앙은행 조사
담당이사가 통화경제학 저서를 발간한 것은 각계의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에 충분하다.

이 책은 통화경제학의 이론체계에 따라 통화이론 통화정책 및 통화와
개방경제 등 매우 체계적이고 포괄적인 이론서이다.

첫장에서는 다양한 통화이론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독자들이 핵심적
사항을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점은 제1편 제1장 통화의 정의를
읽으면 곧 드러난다.

통화의 정의는 통화경제학자나 정책당국을 괴롭히는 대표적인 난제일뿐만
아니라 통화를 공부하는 사람들에게는 피할 수 없는 첫번째 고비라고 할
수 있다.

저자도 통화정의의 중요성과 어려움을 중앙은행에 근무하면서 수없이
느꼈을 것으로 상상된다. 이같은 점은 통화정의에 할애한 분량만 보아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대개의 교과서처럼 통화의 기능을 열거하는 것으로 통화정의를 끝내는
것이 아니라 이론 및 실증적 측면에서 체계적으로 접근했다. 특히 실증적
통화정의는 프리드만으로부터 최근의 접근방법에 이르기까지 자세히 고찰
했다.

두번째 장은 통화정책에 관한 이론을 포괄적으로 다루는 한편 이슈의
중요성에 따라 설명의 깊이와 분량을 적절하게 배분했다. 이는 저자가
통화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 중앙은행에서 오랫동안 근무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세번째 통화와 개방경제편에서는 통화이론의 연장으로서 환율과 국제수지
를 설명하고 나아가서는 개방경제하에서의 통화정책등을 자세히 분석했다.

국제금융론의 일부를 통화경제학의 이론체계에다 옮겨놓는 것과 같은
접근방법과는 전연 다르다. 바꾸어 말하면 통화이론의 일환으로서 환율과
국제수지문제에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최근의 학계 흐름을 반영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통화경제학을 이론체계에 따라 광범하게 전개하면서도 통화논쟁의
주요 쟁점인 통화수요 금리 인플레이션 및 통화정책의 중간목표등에
관해서는 우리나라의 경우를 함수식 추정등을 통해 실증적으로 분석했다.

실증분석의 내용을 읽으면 저자가 우리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계량분석에
있어 선구적 역할을 해왔다는 사실을 상기하게 된다.

이 책은 통화경제학을 공부하려는 독자는 물론 이미 화폐금융론이나
거시경제학을 이수한 사람도 새로운 이론을 접할 수 있어 좋은 지침서가
될 것이다.

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의 본질적 특징때문에 정책을 입안하고 집행하는데
이론과 실증분석에 크게 의존하게 된다.

이때문에 중앙은행은 강력한 조사기능을 갖고 있는 것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저자가 아직 학계에서 나오지 않은 이론서를 집필했다는 점은
높이 평가돼야 할 것이다.

(비봉출판사간)

김 대 식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