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은퇴선언은 정치적인 색채를 경제에서 완전히
분리, 현대그룹의 경영여건을 정상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그룹이 "정회장의 사실상 은퇴선언"이라는 카드로 산업은행 설비자금
지원, 해외사채발행, 현대중공업등 3개계열사의 장외등록등 시급한 현안
타결을 시도하고 나선 것이다.

정명예회장이 자신으로 인해 현대그룹이나 2세경영인들이 더이상 피해를
보지 않도록 은퇴선언으로 정부에 대해 사과의사를 분명히 하고 나왔다고도
할수 있다.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겠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청와대와 정부로 부터의
보이지 않는 압력을 피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공식적으로 표명하고 나왔다는
얘기이다.

현대그룹은 지난해 10월 정명예회장이 대통령선거법위반으로 유죄판결을
받은이래 그동안 크게 고전해온게 사실이다.

산은등이 창구인 장기시설자금대출은 여전히 봉쇄당하고 잇다. 국내외
기채나 해외투자여건 역시 다른그룹에 비해 훨씬 뒤떨어지고 있다.

정회장은 이같은 상황에서 더이상 자신으로 인해 분신과도 같은 현대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는 결단을 내렸다고 할수있다.

이번 선언은 "현대부담"을 덜어줌으로써 국가경쟁력강화에 정부가 모든
힘을 경주할수 있도록 고도의 정치적인 배려하에 이뤄진 것으로 일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정부 일각에서도 경제활성화를 위해 국내최대그룹인 현대그룹에
대한 각종제재를 풀어줘야 한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이같은 정부와 여권측의 어려운 사정을 정명예회장이 재빨리 간파, 현대
그룹을 위기에서 탈출시키려고 시도하고 나왔다고 일부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재계에서도 정치적인 이유로 현대그룹에 대해 제재를 가하는 것은 경제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의지와 괴리되는 것이라며 이의를 제기하고 있는 상황
이다.

이같은 상황들을 감안할때 그동안 현대에 가해졌던 각종 제재들이 하나
하나 해제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재계관계자들은 분석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현대측과 정부간 해빙무드가 급속도로 조성될수도 있을 것으로
성급한 전망을 하고 있기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명예
회장의 기자회견내용이 알맹이가 없고 진실성이 모자라는등 문제를 안고
있다"며 은퇴선언의 의미를 평가절하하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현대와 정부
와의 관계개선여부는 좀 더 지켜보아야할것 같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