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반도체로 불리는 액정화면(LCD). 개인용컴퓨터(PC)나 액정비디오
카메라등에 사용되고 있는 액정화면은 2천년까지 2조엔시장으로 급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다.

아직까지 액정분야는 일본업체들의 독무대다. 세계시장의 90%이상을 장악
하고 있는 일본업체들은 본격적 양산단계를 눈앞에 두고 액정이용 전자제품
을 다양화하는 용도개척단계에 진입했다.

한편 삼성 금성등 한국전자업체들도 액정의 양산체제를 서두르고 있어
일본업계에서는 "한국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일본은 반도체분야에서 뒷북
을 치며 달려든 한국업체에 D램등 메모리분야의 수위자리를 빼앗겼다.

한국경계론은 액정분야에서도 반도체의 전철을 밟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다.

세계적으로 액정분야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은 일본의 샤프다.
작년 액정분야의 매출액이 약1천8백억엔, 첨단제품인 TFT제품만으로도
매출액이 1천억엔정도에 달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NEC와 도시바가 5백억엔정도의 매출액을 보이고 있으며 카시오 세이코
호시텐 마쓰시타 산요등 대부분 일본전자업체들이 액정분야를 주요전략분야
로 내세우고 있다.

일본업체들은 생산설비도 줄기차게 늘리고 있어 전체적으로 올연말까지
월산 약1백만매(10인치환산)의 생산체제를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문제는 양산돼 나올 액정화면을 사용할 수요분야가 아직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가장 액정이 많이 들어가는 부분은 PC산업이다. NEC경우 PC의
연간 출하대수가 1백30만대. 이중 TFT칼러액정PC는 20만대에 머무르고 있다.

NEC가 아키다지역에 건설중인 생산체제가 올연말 본격가동에 들어가면
다달이 약15만매의 TFT가 쏟아져 나온다. 사내수요를 불과 한달정도에 충족
시킬 수있어 다른 수요처를 찾는 것이 급선무인 것이다.

이에따라 각업체는 나름대로 LCD중에서도 특정분야에 특화된 생산전략을
내보이고 있다. 액정의 선두업체인 샤프와 NEC 도시바는 PC를 중심으로
음향.영상산업으로의 응용, 카시오가 6인치이하제품의 특화생산으로 휴대형
기기에 대한 집중공략, 세이코와 산요전기는 TFT방식과 함께 MIM,STN등
별도생산방식에 의한 액정전략을 전개하고 있다.

최근 개발성과가 공개된 바 있는 카시오의 반사형STN방식의 경우 액정뒤
에서 빛을 공급하는 백라이트를 없앰으로써 소비전력을 최고80%나 낮추는
제품이다. 각종 휴대형전자기기에서는 전력공급 문제가 있어 소비전력을
낮춘다는 것이 큰 장점이 된다.

한편 일본업계의 일각에서 대두되고 있는 한국경계론도 특히 TFT방식의
제품은 생산설비.기술등이 D램생산방식과 매우 흡사하다는 점에서 설득력을
갖고 있다. D램제품의 질은 소형트랜지스트를 기판에 집적하는 기술에 따라
달라지듯이 TFT도 박막트랜지스터와 화소를 연결하는 기술이 제품의 질을
좌우하는데 양쪽의 생산설비및 공정에 흡사한점이 많아 D램생산을 통해서
노하우를 얻은 한국업체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따라갈 수 있을 것이란 설명
이다.

<박재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