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사를 들춰보면 하늘이 내린 형벌로 생각되었던 질병들이 많았다.

나병 콜레라 페스트 폐병 암등이 대표적인 것들이다. 오늘날 암을 제외
한다면 과학의 누부신 발전과 더불어 하나하나 정복된지 오랜 세월이
흘렀다.

그것은 바로 그 질병들을 정복하려는 과학자들의 끈질긴 탐구와 노력의
결과로 얻어진 것이었다. 암역시 그 종류에 따라 정복의 종착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것들도 있게 되었다.

인류역사에는 언제나 평화뒤에는 전쟁이 있게마련이고 인생의 역정에서도
환희뒤에는 고난이 뒤이어오게 되듯이 질병의 역사에도 명암이 이어지는
것이 우주순환의 법칙인 모양이다.

암이라는 불치의 병을 이겨낼수 있는 고지에 다가 섰는가 싶더니 이제는
또 다른 불치의 병이 인류를 공포의 늪에서 허덕이게 하고 있다.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라는 천형의 질병이다.

1981년1월 미국의 동서부 대도시에서 114명이 발병되이후 그 환자가 세계
로 급속히 확산되어 93년에는 무려 1,400만명으로 불어났다.

세계보건기구는 이런 추세대로라면 2000년대에는 4,000만명이 될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놓인 인류를 에이즈공포증에 휩쌓이게 했다.

이 신종의 질병이 발견된지 13년,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 연구진이 1983
년 에이즈의 병원균이 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HIV)라는 사실을 밝혀낸지
1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속수무책인 상태나 다름없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수많은 사람들은 인류의 무관심을 질책하는 소리가
높다. 그렇다고 그동안 의학적 치료 노력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미국에서 개발된 AZT(아지토티미닌), DDI(지데오기시이노신), 지데오기
시시치진(DDC)등의 치료제들이 그런대로 성과라면 성과다.

AZT의 경우에는 빈혈등 혈액이상과 균의 내성 촉진등의 부작용이 있다는
연구보고로 실망을 안겨주기도 했다.

현재로선 AZT와 DDC의 병용이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판명되어 완전한
에이즈치료법 개발 이전의 약제로 쓰이고 있을 뿐이다.

지난해에 미국에서는 쥐바이러스로 만든 에지즈백신의 임상실험이 행해
지고 프랑스에서는 에이즈감염을 막을수 있는 분자가 개발되고 에이즈
바이러스가 인간의 세포에 침투하는 경로를 밝혀내는 연구가 속속 이루어
졌다.

그런데 최근에는 일본연구진이 에이즈감염방지 항생물질을 발견해 냈다는
소식이다. 암을 정복해 가기까지에는 수천년이 걸린 사실에 비추어 본다면
희망을 갖게 해주는 연구성과들이 아닐수 없다. 절망뒤에는 희망이 있음을
새겨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