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동 학 <한국자원연구소 소장>

인류역사는 자원의 이용 역사라 할 정도로 문명의 발전은 인류의
자원이용 능력제고와 축을 같이 하고있다.

과거 석기시대때 가장 중요한 자원이란 잘 부서지지 않는 석재류였다면
청동기에는 청동을 만들수 있는 구리와 주석등이, 그후 철기문명의 출현과
더불어 오늘날까지 철강산업과 관련된 광물자원은 비록 플라스틱 등
대체재의 도전을 계속 받고 있지만 전략자원의 위치를 지켜 나가고 있다.

이렇게 볼때 광물자원의 중요성은 절대적이라기 보다 이를 활용할수 있는
능력, 다시 말해 기술력이 자원의 가치를 결정하는 상대적인 개념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지난날 우리나라 경제가 최빈국 대열에 끼어 있던 당시 광물자원은
우리나라의 거의 유일한 외화획득원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에 와서는 필요로 하는 자원의 대부분을 해외에 의존하는
체제로 변모하여 에너지및 광물자원과 같은 1차 원료자원의 수입액이 약
1백80억달러에 달해 우리나라 총 수입액의 20%나 될 정도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중에서 에너지자원의 수입액이 약85%인 1백51억달러나 된다. 그러나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 하는 점은 수입액이 많다는 점보다 소요 에너지의
95%를 해외에 의존하고 있어 에너지 파동이 한번 일어나면 그야말로
국민경제 자체가 심각한 타격을 받게되는 구조적인 취약성을 지니고
있다는 점이다.

93년도 비연료 자원의 수급통계를 보면 해외의존율이 90%가 넘는 광종이
수급되는 45개 광종중 30개나 되며 우리가 전략자원으로 꼽고 있는 주요
자원이 모두 이 범주에 속하고 있다.

따라서 최소한 국민경제에 큰 영향을 주거나 향후 우리의 산업발전과정
에서 필수적이 될 자원의 자력확보 능력 함양과 공급선 다변화는
국가발전율 뒷받침하기 위해 꼭 요구되는 사항이지만 여지껏 중요성에
비해 정책적인 우선순위는 낮게 평가되어 온 부문이라고 생각된다.

정부는 70년대 말에 해외자원개발법을 제정하고 민간기업이 자원확보사업
에 진출하도록 유인하는 정책을 펴오고 있지만 1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안정공급률에는 훨씬 못미치는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는 물론 그동안 국제 원자재 가격이 하락하고 공급물량도 충분해
민간기업의 투자심리가 살아나지 않았기 때문이지만 국가적으로는
돌발사태에 대응할수있는 능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결과로 나타난 셈이다.

해외자원개발사업은 그러나 위험부담률이 매우 높으며 투자규모도 큰
편이어서 자원개발사업에 대한 경험이 없는 우리나라 기업이 선뜻 진출을
결정하기는 어려운 형편이므로 정부는 가급적 기업의 위험부담률을 줄일수
있는 지원체제 구축에 힘쓸 필요가 있다.

자원개발사업이 지니고 있는 위험부담으로는 투자에서 회수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투자회수에 대한 변수가 많으며 지하에 묻혀 있는 자원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어려운 점을 들수 있다.

특히 지하자원은 고갈성및 편재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광량의 확보는
가장 선결되어야 할 문제이나 일반 기업의 경우 이러한 일을 담당할
전문성을 갖춘 곳은 드문 형편이다.

따라서 국가에서는 유망광상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여 민간에 제공함
으로써 전문적인 검증을 거친 정보를 접할수 있게 함과 아울러 공급선
다변화에도 초점을 맞추고 정책을 시행해 나가며 민간기업이 동참할수
있는 분위기 조성에 힘을 쓰고 있는 셈이다.

모든 경기에 순환주기가 있듯이 현재의 에너지및 자원가격은 거의 바닥세
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낮은 수준이어서 앞으로 상승할 소지를 더
많이 지니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투자에 적기가 아닌가도 생각할수 있다. 원유의 경우 1차
석유파동이 일어났던 73년도 가격을 기준으로 대비해 보면 배럴당 73년도
에는 2.83달러였던 것이 2차 파동때인 80년에는 19.22달러로 상승한 바
있지만 오늘날에는 4.5달러 수준으로 하락하여 불변가격 기준으로 73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80년대초 해외 석탄광개발에 실패한 경우가 많았던 이유중 하나가 높은
가격을 기준으로 사업성 검토를 하였기 때문임을 상기해 보면 현재의 낮은
가격은 분명히 투자하기에 좋은 환경임에 틀림이 없다.

비록 현재는 구소련권의 붕괴로 러시아 등지에서의 유출량이 세계 자원
시황 결정에 큰 요소로 작용하고 있지만 이는 한시적인 현상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이와같은 요인들을 감안하여 볼때 전세계 자원을 우리의 원료자원화
한다는 목표설정이 필요하고 이를 실현하기위해 민관이 힘을 합쳐 나가야
할 것이다.

최근 정부는 기존 시장경제국가의 조건이 좋은 유망한 광상은 선진국에
선점되어 우리가 진출할 여지가 적음을 고려하여 구 공산권을 대상으로
유망광산을 발굴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 러시아에서는 트렌스바이칼지역과
극동지역을 대상으로 전문가를 파견해 정보 입수와 기존자료분석을 행하고
있으며 이와 유사한 사업을 베트남과 중국에서도 하고 있다.

작년말 현재 26개국 13개 광종을 대상으로 모두 55개사업이 추진된 바
있으나 그중 41개 사업이 에너지관련 사업일 정도로 선호도의 편차가
심하다.

따라서 향후의 과제는 보다 균형잡힌 투자를 통해 공급의 안정성을
높이고 광물자원의 경우 현지에서 직접 제련까지 행하여 지금형태로 반입
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이다.

인류가 존속하는 한 자원에 대한 수요는 지속될 것이고 또한 소득과
인구증가에 따라 절대 소비량도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제한된 부존자원을 지니고 있는 우리의 여건에서 원료자원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은 수출상품의 경쟁력과도 직결되는 일인만큼 자원의 확보와
활용 기술력제고 같은 비첨단산업 분야도 활성화시켜 전 산업분야가
균형을 이룰때 우리 상품의 총체적인 국제 경쟁력은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