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자동차산업이 5단기어로 고속질주하고 있다. 미 산업경쟁력쇠퇴의
대표주자란 불명예를 말끔히 떨쳤다. 이제는 오히려 경쟁력회복의 선두주자
로 위상을 높이고 있다. 빅3의 부활요인은 복합적이지만 업계 스스로의
과감한 경영혁신노력이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GM의 경우 경영적자가 누적적으로 불어난 지난 91년말부터 경영혁신작업에
착수했다. 90년 19억8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한데 이어 91년 44억5천
3백만달러로 적자규모가 불어나는등 84년 시도했던 조직개편작업이 실효를
거두지 못했던 때문이다.

우선 조직규모를 축소하는데 중점을 뒀다. 좋은시절 방만하게 인수했던
비자동차부문업체에서 손을 뗐다. 연간매출이 총30억달러정도였던 자체부품
업체를 매각했다. 1억7천만달러상당의 한국 대우자동차지분을 처분했다.
렌터카회사도 팔아치우고 금융회사인 GMAC등 비주력 사업부문을 과감히
축소했다.

92년부터 95년까지 전직원의 20%에 해당하는 7만4천명을 감축한다는 계획도
시행중이다. 감원대상에는 관리직 2만2천명, 생산직 5만2천명이 포함됐다.
지난해 이미 사무직근로자의 10%인 1만1천명과 생산직 1만6천명을 포함,
모두 2만7천명을 해고했다.

의사결정을 신속화하기 위해 조직라인도 단순화했다. 뷰익-올스모빌-
캐딜락, 시보레-폰티악-캐나다GM등으로 2분화해 유지하던 조직을 북미사업부
(NAO)로 단일화했다. 판매가격 하나를 설정할 때도 2~3개월 걸렸던 시간을
1~2일내에 결정할수 있게 했던 것이다. 기업내 관료주의관행도 배제, 수평
수직토론문화도 적극 활성화했다. 고위관리자들에게 제품평가명목으로 석달
에 한대씩 새차를 배당하던 관행과 임원전용시설을 철폐했다. 물론 임원급에
대한 보너스및 수당도 없앴다.

전직원의 임금을 동결하고 건강보험금 기금등에 대해서도 일부를 종업원이
부담토록 노조로부터 양보를 받아내는등 2000년까지 80억달러나 지출해야
했던 경비를 절감했다.

생산시설도 축소해 부품공장 11개, 조립공장 10개, 엔진생산공장 4개등
모두 25개공장을 폐쇄한다는 계획도 과감하게 단행해 나가고 있다. 생산
능력은 92년 연간 6백70만대에서 95년엔 5백40만대 수준으로 축소한다는
구상이다.

유휴공장은 외부메이커에 임대하거나 타메이커제품을 위탁생산하는데
활용, 가동률을 유지하는 방법을 동원했다. 모두 62개에 달했던 차량모델수
도 8개나 줄여 생산및 관리의 효율화를 도모했다.

부품조달방법에도 일대 혁신을 꾀했다. 27개 구매관련조직을 전세계를
대상으로하는 단 하나의 조직으로 개편했다. 독특한 부품구입비용절감정책도
수행해 나갔다. 즉 기존 부품업체와 맺은 계약을 전면 백지화하고 납품가격
을 10%이상 인하하겠다는 업체와만 계약을 새로 맺었다. 재계약한 부품업체
에는 북미지역 GM에 납품토록했던 것에서 벗어나 전세계에 산재해 있는 GM
공장에 부품을 납품할수 있도록 했다.

부품납품가격을 인하하는대신 이들 업체가 규모의 이익을 꾀할수 있게하자
는 전략이었다. 60~70%에 달하던 자체생산비율도 대폭 낮춰 연간 3백억달러
규모에 달했던 부품조달비용을 감축해 나갔다.

제품개발에도 일본업체들의 방식을 적극 도입했다. 개발책임자가 신차개발
초기과정부터 참여한 엔지니어링 제조 재무 마케팅담당자를 총괄관리, 개발
과정을 단축하는등 효율성을 제고했다.

당장 92년부터 효과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자동차품질조사로 권위있는
JD파워사의 조사에서 87년도에는 전무했던 품질우수자동차 10대순위에
새턴이 진입한 것이다.

지난해에는 또 24억6천5백만달러의 흑자를 기록하는등 최근 4년여만에
처음으로 남는 장사를 할수있게 됐던 것이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