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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명인명창] (15) 선소리산타령 황용주씨..경쾌한 가락 매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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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여명의 남정네가 단정히 한복을 차려입고 둘러서 있다. 저마다 소고를
    들고 두사람은 장구를 메고 있다. 도창자인 모갑이가 먼저 독창으로 노래를
    시작한다.

    "산천초목이 다 무성한데?" 장구 소고 소리와 함께 뒤이어지는 창자전원의
    제창.

    "나 아~하 에~데 에 구경가기에 도~호~"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
    타령"의 공연장면이다.

    선소리산타령은 "놀양"으로 시작해 "앞산타령" "뒷산타령" "잦은산타령
    (도라지타령)"을 부르면 한바탕이 끝난다. 한없이 올라갈 듯한 상성과
    경쾌한 리듬이 특징인 선소리산타령은 노래 발림 춤으로 구성된 판.마당
    소리다.

    그 노래의 역사와 달리 선소리산타령이란 명칭의 역사는 짧다. 68년 중요
    무형문화재 지정시 문화재관리국이 따로 붙인 이름이다. 이전에는 경기민요
    서도소리 서울소리의 분류에 들어있었고 명산대찬을 소재로한 가사가 많아
    산타령으로 불렸다. 입창의 형식으로 많이 불려졌기 때문에 따로 문화재로
    지정된 경기민요(57호) 서도소리(29호)와 구별해 선소리산타령이라 이름
    지어졌다.

    중요무형문화재 제19호 선소리산타령예능보유자 황용주씨(57). 그는 지난
    60년 국악계에 들어온 이후 선소리산타령의 전승보급에 평생을 걸고 있는
    우리시대의 "모갑이"다.

    "선소리산타령은 가장 오래된 속가중 하나죠. 경.서도입창이 정확한 명칭
    이겠지요. 서울을 중심으로 20세기 초반 인기를 모았던 산타령은 일제의
    민족문화억압정책과 6.25이후 서구문화의 유입으로 거의 말살될뻔 했어요"
    황씨는 자신이 60년 경.서도소리를 배울 때만해도 서울 시내에서 산타령패
    들의 공연을 보기가 어려웠다고 회고한다. 이제는 그런대로 보급이 돼 황씨
    의 경우 1년이면 80여회이상 공연해야할 정도가 됐다.

    황씨는 충남 연기군 금남면에서 4남매중 장남으로 태어났다. 13세때 부친이
    작고, 조부가 서당훈장을 하며 "여름에 보리 1가마, 가을에 벼 2가마"를
    받는 수업료로 집안을 꾸려나갔다. 21세때 공주영명고를 졸업하고 난 후
    황씨는 상경해 동대문의 우산가게에서 점원노릇을 했다.

    "무얼해서 먹고사나가 당시의 고민이었지요. 우연히 길에서 본 공고문
    한장이 제인생을 바꾸어 놓았지요" 23세때인 60년 그는 길을 지나다 국립
    국악원여름강습회공고를 보게 됐다. 1주일간 당시 국악원장이던 이주환선생
    에게 시조창을 배웠다. 본격적으로 창을 배우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한 그는
    그해 10월 돈의동 청구고전성악학원에 찾아가 이창배선생에게 산타령과
    경기민요를 배우기 시작했다. 72년 전수생, 77년 이수생, 85년 전수조교를
    거쳐 91년 보유자후보가 됐다가 92년 선소리산타령보유자가 됐다.

    "산타령은 불교쪽에서 전래된 음악입니다. 조선조 들어 불교가 쇠잔하자
    남녀승려가 파계해 사당패로 전락하기도 하고 또 비승비속의 신분으로
    가무를 일삼기도 했지요. 그러다 차차 민간음악이 된 겁니다" 선소리산타령
    이 민간인에 의해 전승되기 시작한 것은 서기 1780년무렵. 이의택-박종대-
    신낙택-이태문,월선으로 맥을 이어온 산타령은 1900년을 전후해 꽃을
    피웠다.

    이동운 이동식 황기운 이명길 소완준 탁복만 엄태영 최정식 한인학 김응열
    박삼쇠 권춘경 이명산 최석조 김태봉 등이 20세기 초.중반을 장식한 모갑이
    들이다. 산타령단체들도 많아 뚝섬패 왕십리패등 10여개 단체가 있었다.

    이후 한동안 인멸의 위기에 놓였던 산타령은 1968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다시 활기를 띠게 됐다. 당시 정득만(1907~92) 이창배(1916~83)
    김태봉(1898~1970) 김순태(1914~78) 유개동(1898~1975)씨등 5인이 지정됐다.
    현재 선소리산타령강습소는 서울 인천 수원 안양 성남 구리등지에 15개소
    정도 있다.

    "선소리산타령에는 애조가 없어요. 경쾌해서 더욱 사람을 빠져들게 하지요.
    그런점에서 한으로 특징되는 국악여타부문의 정조와는 사뭇 다르죠"
    "선소리산타령" 한바탕에 이어지는 "개구리타령" "도화타령" "방아타령"
    "잦은 방아타령" "경복궁타령" "양산도"등은 여흥으로 부르는 잔노래로
    듣고만 있어도 어깨가 들썩들썩해지는 노래들이다.

    황씨는 특히 보급에 주력, 88년 8년동안 쓴 원고지 5천장의 "한국경.서도
    창악대계"(전2권)를 펴냈고 카세트테이프 "황용주대전집"(쌍용레코드)도
    9백여질 만들었다. 8천여만원이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있다.

    "문화재지정을 받은 국악단체는 90여개 됩니다. 기업들과 자매결연을
    맺었으면 해요. 기업이 작은 단체 하나 돕기란 쉽죠" 노모와 부인, 2남과
    함께 불광동 2천2백만원짜리 전셋집에 살고있는 황씨는 "빚을 더 지더라도
    보급만 잘되면 좋겠다"며 웃는다.

    <권녕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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