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그룹차원에서 한국비료주식인수에 관심을 쏟고 있는 것은 창업주
인 고이병철회장의 "사무친 한"을 풀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지난66년에 발생한 사카린밀수사건의 여파로 고 이회장이 갖고
있던 한국비료 지분 51%를 정부에 헌납한 뼈아픈 과거를 안고 있다. 설립
된지 2년여만에 경영권을 내놓아야 하는 수모를 받았던 것이다.

따라서 삼성은 지난날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시키기 위한 차원에서 한비
주식인수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할수있다. 창업연고권은
삼성이 주식인수에 끼어들기 위해 내세우고 있는 형식적인 이유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비료의 사업구조가 부가가치가 큰 정밀화학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는
점도 삼성의 관심을 유도할수 있는 요인의 하나로 꼽힌다.

대산에 나프타분해공장에서 부터 합성수지에 이르는 수직계열화체제를
갖추고 정밀화학진출을 꾀하고 있는 삼성으로서는 한비에 관심을 가질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대해 동부그룹은 한비공장이 도로를 경계로 동부화학과 인접해 있는
데다 업종 또한 동부의 비료및 석유화학과 상호 연계돼있는 점을 내세워
한비주식인수의사를 강력하게 표명하고 있다.

한비인수로 정밀화학사업을 대폭 확대, 사업구조를 고도화하고 두회사의
연구개발시설 및 인력을 공동활용하므로써 국제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87년에 단행한 비료산업합리화조치에 따른 품목별 지역별 생산공급
체제하에서 값 싸면서도 안정적인 비료생산을 유도하기 위해서도 한비는
당연히 동부화학에 인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복합비료와 요소를 각각 생산하는 동부화학과 한국비료를 한데 붙여
요소와 복합비료를 동시에 생산하는 남해화학에 맞서게 하므로써 2원적
저가안정공급체계가 구축될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