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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국제영화제"의 개최여부와 운영방식에 대한 신중론이 제기됐다.
세계우수영화를 유치해 경쟁을 벌여 시상하는 경쟁영화제를 개최하겠다는
욕심을 버리고 이미 국제영화제를 통해 인정받은 작품들을 재초청, 소개하는
비경쟁영화제개최에 만족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아예 개최자체를 5년유예
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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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영화평론가협회가 13일 오후 세종문화회관소회의실에서 가진 "서울
국제영화제 창설에 관한 공개토론회"는 정부의 일회성행사위주운영방식을
우려한 영화평론가들의 의견을 집약한 행사였다. 문화체육부는 지난 3월24일
광복50주년, 영화탄생1백주년을 기념 95년 하반기에 서울국제영화제 개최
하겠다고 공식발표한바 있다.

발표직후 영화계인사들은 일본 동경영화제의 실패등을 예로 들며 그 성사
여부에 난색을 보인바 있다. 경쟁영화제 본선진출작은 다른 경쟁영화제에
출품이 제한되기 때문에 동경영화제는 매년 우수외국영화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자칫 정부가 국제영화제라는 이름과 이미지에 현혹돼 올림픽
이나 엑스포와 같은 대규모행사로 국제영화제를 치르려는 과욕을 부릴 위험
이 우려됐기 때문이다.

주제발표자로 나선 평론가들은 한국 최초의 국제영화제가 경쟁영화제를
지향해서는 실패한다는데 인식을 같이했다. 조희문씨는 "한국영화, 세계로
나가야 한다"는 발표를 통해 "한국영화의 산업적 역량이나 세계영화계에서
차지하고 잇는 비중을 감안할 때 경쟁위주의 영화제를 개최하는 것은 무리"
라며 "교류와 친선을 중심으로 한 비경쟁영화제를 지향하되 프로그램의
복합화를 통해 부분적으로 경쟁요소를 첨가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세계영화제에서 평가받은 작품들을 집중소개하는 "Festival of
festivals"방식으로 영화제를 꾸려나가되 신인감독 작품소개 아시아최근
영화소개 등 특정테마중심의 부문을 병설해 복합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
했다.

"국제영화제의 성격과 방향"을 발표한 유지나씨는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한국에서의 국제영화제는 영화를 통한 우리국민의 세계이해를 돕는
문화적 차원의 비경쟁영화제로 치러져야 한다"며 우수한 세계의 최근
영화들을 소개하는 범주 속에서 "아시아 인디펜던트영화부문"이나 "아동
영화부문"과 같은 특별부문을 개발해 특수영화제로 방향을 잡는 것이 성공
확률이 높다고 강조했다.

특수영화제로 시작해 세계영화무대에 어느정도 알려진 다음 특별한 영화들
을 대상으로 경쟁부문을 도입해도 늦지 않다는 것이 그의 주장.

영화평론가협회감사인 허창씨는 "국제영화제보다 국제경쟁력이 더 시급
하다"는 주제발표를 통해 "베니스영화제가 근년에 와서 현저히 퇴색하고
있는 것은 국제영화제가 역사와 전통에도 의존할 수 없는 특수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95년 서울국제영화제개최를 반대했다.

허씨는 국제영화제 개최를 5년간 유예해 2001년에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며 "영화제에 쓰일 예산은 우리 영화의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방안의
연구.개발과 독립영화 및 아트필름계열의 제작지원에 투자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평론가협회의 토론회가 문화체육부의 후원으로 이루어진 사실을 중시
할 때 서울국제영화제는 95년 10월경 세계우수영화제 수상작들을 초청하는
방식에다 특수부문영화들을 초청하는 비경쟁영화제로 가닥을 잡아갈 전망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