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매년 이맘때쯤 공개하는 전년도의 기업경영분석결과가 나왔다.
건설과 도소매업도 포함되어 있지만 관심은 역시 제조업에 쏠린다.
뭐니뭐니 해도 실물경제의 토대이자 기둥인 제조업의 경영성과가 궁금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결론부터 요약하면 93년의 제조업경영실태는 이익률과 인건비
금융비용부담,자기자본비율과 부채비율등 재무구조,생산성등 많은 부문에서
한해전과 비교해 약간의 개선이 있었으나 그것은 단지 경기순환변동의
결과일뿐 구조적 개선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기업경영은 경제성장과 함수관계에 있다. 지난해 GNP성장률은 5. 6%로서
기준연도를 동시에 85년에서 90년으로 변경해 재산출한 92년의 5. 0%보다
높았다. 경기가 작년1월 바닥을 지나 회복국면에 진입한 결과였다.
매출액증가율이 9. 9%로 되레 약간 둔화된 것은 경기회복이 아직
초기단계였던 데다 경공업(4. 8%)과 종화학공업(12. 3%)간의 국심한
양극화현상때문이었다. 다만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는 매출액동향에
관한한 우려했던만큼 두드러지진 않아 주목된다.

매출액증가율이 약간 처졌음에도 불구하고 매출액영업이익률과
경상이익률이 모두 전년보다 높아진 것은 임금인상률의 상대적 둔화에다
금리인하의 결과로서 일단 궁정적인 측면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그것은 단지 전년도와 비교한 내용일 뿐이다. 경제성장률이 9. 6%를
기록했던 지난 90년과 비교해서는 매출액증가율도 그렇지만 경상이익률은
여전히 형편없이 낮고 인건비와 금융비용부담률은 별 변동이 없거나 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지난해 경상이익률 1. 7%는 90년의 2. 3%와 거리가 멀고
매출액대비 인건비비율 13. 7%는 되레 약간 높아진 것이고 금융비용
부담은 90년의 5. 1%가 93년에 5. 9%로 더욱 무거워졌다.

기업들의 차입금평균이자율이 12. 7%에서 11. 2%로 낮아졌는 데도
전체부담이 늘어난 까닭은 자기자본비율이 여전히 낮고 부채비율이 높은
탓으로서 우리기업의 취약한 재무구조실태를 단적으로 반영한다.
자기자본과 유동자산및 고정자산비율등 기업경영의 안정성을 가늠할 모든
지표에서 90년보단 여전히 못한 수준이고 교과서가 바람직하다고 말하는
수준과는 절반미만인데 이런 점은 우리기업의 경영개선과 경쟁력강화가
아직 벅찬 과제임을 말해준다.

기업경영이 하루아침에 획기적으로 좋아지길 기대하는건 무리다. 특히
우리기업은 체질과 구조가 변해야한다. 미약하나마 지난해의 개선이
일과성이 아니고 지속돼야만 그런 변화를 기대할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