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7월께부터 양도성예금증서(CD)의 발행한도를 낮추고 만기를 다양화
한다는 방침을 밝혔으나 정작 은행들은 그다지 달갑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어 신중하게 추진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

18일 한국금융연구원등이 조사한 결과 양도성예금증서 발행조건을 완화
하는데 긍정적인 은행보다 부정적인 견해를 갖고 있는 은행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대상 19개 시중.지방은행중 CD발행조건완화에 부정적인 의견을 보인
은행은 조흥 제일 외환은행등 12개에 달한 반면 긍정적인 의견을 보인
은행은 한일 서울신탁은행등 7개은행에 불과했다.

은행들은 CD발행한도를 낮추고 만기를 다양화하는 방안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로 <>전반적으로 자금조달코스트가 상승하고(조흥 제일등 17개)
<>외국계은행의 국내금융시장잠식이 가속화되며(신탁 조흥등 3개) <>은행
경영리스크가 증대되는것(경기 충북등 6개)등을 꼽았다.

대부분 은행들은 특히 CD발행한도를 장당 1천만원으로 축소하는 경우
제2금융권으로부터의 자금유입은 많지 않은반면 금리가 낮은 저축예금이나
자유저축예금으로부터 자금이동은 심해 전체조달비용이 상승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은 이와관련, CD로 이동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축예금과 자유
저축예금은 전체의 20%에 달할 것이라며 그럴 경우 금리차로인해 은행들은
연간 총7백22억원의 조달비용을 추가부담해야할 것으로 추산했다.

은행들은 이밖에 <>자금조달의 단기화로 장기적이고 안정적인 기업자금
공급에 차질을 빚을 우려가 있고(외환 대구등 3개) <>조달비용의 상승으로
대출금리가 상승할 가능성이 크며(제일등 4개) <>통화관리정책의 유효성이
저하될 수 있는 점(충청등 3개)등을 반대하는 이유로 꼽았다.

은행들은 그러나 CD만기를 다양화하고 예치한도를 낮출 경우 <>제2금융권
에 대한 경쟁력이 향상되고(신탁 농협등 8개) <>자금조달이 용이해지며
(하나 대구등 5개) <>지준부담이 없어 자금운용폭이 넓고 기간대응전략에
효용성을 기할수 있는등(신탁)의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은행들은 따라서 <>CD발행조건을 제3단계금리자유화(94년-96년)에 맞춰
완화하거나 <>CD금리에 일정마진을 더한 스프레드대출을 허용해 주든지
<>전체 발행한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금융연구원은 은행들의 의견을 종합한 결과 CD의 최저발행한도는
시장금리연동형정기예금(MMC)도입과 연계하여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즉 MMC를 도입하는 경우 현행대로 최저발행한도를 3천만원으로 유지하고
MMC를 도입하지 않는 경우는 1천만원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적합하다는
것이다.

CD만기의 경우 현재보다 다양화하면 은행권이 자체적으로 만기수익률곡선을
형성시킬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금융연구원은 밝혔다.

연구원은 그러나 CD만기를 1년이상 장기화할 경우 정기예금을 대체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1년이상 만기자유화시기는 정기예금금리자유화와 연계
시켜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CD만기는 현재 미국이 2주-10년, 일본이 2주-2년으로 돼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CD발행한도를 3천만원이하로 축소하고 만기를 1개월-
1년으로 확대하는등 CD발행조건을 대폭 완화하겠다고 발표했었다.

당초 정부가 세운 금리자유화계획에는 올해부터 96년까지 실시토록 돼있는
3단계자유화계획에 들어가 있으나 이를 다소 앞당긴다는게 정부의 방침이다.
그러나 상당수 은행들이 이를 흔쾌히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만큼 좀더
신중한 검토를 거쳐 시행해야 할 것으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