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화려하게 부활했다. 2020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에게 패해 백악관을 넘겨준 이후 혼신의 노력으로 올해 공화당 대선 후보로 지명됐다. 초박빙 승부가 펼쳐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주요 경합주에서 승리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을 여유 있게 물리쳤다. 그로버 클리블랜드 전 대통령에 이어 132년 만에 재선에 실패하고 4년 후 재도전해 당선되는 진기록을 세웠다. 새로운 역사 쓰기의 주인공이 된 것이다.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들 표심이 트럼프의 승리를 견인했다. 많은 유권자가 해리스를 ‘바이든 2.0’으로 받아들였다. 트럼프야말로 진정한 변화를 주도할 정치인으로 평가했다. 최근 실시된 ABC·입소스 여론조사에서 74%가 미국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응답했다. 뉴욕타임스·시에나대의 10월 여론조사에서 응답자 중 75%가 경제 상황을 부정적으로 보았다. 9월 인플레이션율이 2.1%로 둔화하고 3분기 2.8%로 탄탄한 성장세를 보였지만 많은 사람이 경제 여건이 개선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트럼프는 재임 시 경제가 순항했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강조했고 이런 주장이 먹혀들었다. 경제와 민생 문제를 해결할 적임자라는 인상을 심어주었다. 선벨트의 노스캐롤라이나주와 조지아주뿐 아니라 펜실베이니아주, 위스콘신주 같은 동북부 러스트벨트에서 이긴 것은 경제를 살릴 것이라는 유권자의 기대감 때문이다.불법 이민에 대한 끊임없는 문제 제기가 대선 승리의 또 다른 주역이다. “이민자가 우리의 피를 더럽힌다”는 반이민 주장을 보수층과 백인 근로자층에 어필했다. 외국인이 불법으로 입국하고 도시 거리를 활보하는 선동
이번주엔 국내외에서 실물 경기 흐름과 거시경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들이 잇따라 공개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12일 ‘하반기 경제 전망’을 공개한다. KDI는 지난 8월 ‘수정 경제 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전망치를 2.6%에서 2.5%로 0.1%포인트 내렸다.올해 경기가 하반기로 갈수록 꺾이는 ‘상고하저’ 흐름을 보이는 상황에서 추가로 성장률 전망치를 낮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1%에서 더 내릴지도 주목된다. 국내외 주요 분석 기관은 관세 장벽, 강(强)달러 등 ‘도널드 트럼프 리스크’ 여파로 한국의 내년 성장률이 1%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는다. 기획재정부도 15일 자체 경기 진단을 담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공개한다.통계청은 13일 10월 고용동향을 발표한다. 업종별로는 건설업, 연령대별로는 청년층을 중심으로 위축된 고용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같은 날 한국은행은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공개한다. 9월엔 수입물가지수(135.19)가 8월보다 2.2% 낮아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유지했다. 9월 원·달러 평균 환율과 월평균 두바이유 가격이 전월 대비 떨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달부터 트럼프 리스크 여파로 원·달러 환율이 올랐기 때문에 수입물가지수도 반등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입물가가 오르면 국내 소비자물가도 시차를 두고 상승한다.금융당국은 12일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 동향을 발표한다.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9월에 5조2000억원 증가했다. 8월(9조7000억원) 대비 증가 폭이 축소됐다.미국에
장면 1. 올해 1월 2일.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 벽두부터 한국거래소로 향했다. 그 자리에서 금융투자소득세가 증시 발전을 가로막는다며 폐지 방침을 전격 발표했다. 시장은 뜨겁게 반응했을까. 정반대였다. 코스피지수는 이후 11일간 9% 가까이 하락했다. 금투세가 정말 폐지될지를 놓고 시장은 반신반의했다. 개인들은 혹시 세금을 물게 될까 봐 펀드 환매에 나섰고, 증권사들은 수십억원을 들여 금투세 대응 시스템을 구축했다. 혼란은 10개월 넘게 이어지다가 최근 더불어민주당이 금투세 폐지 결론을 내자 그제야 일단락됐다.장면 2. 지난 7월 25일. 두산그룹주들이 금융감독원발 악재에 일제히 추락했다. 두산그룹은 지배구조 개편 차원에서 계열사 합병을 진행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금감원이 증권신고서 정정을 요구하자 “금융당국이 합병을 가로막을 것”이라는 인식이 퍼진 것이다. 이후에도 두산그룹주들은 추가 정정 요구에 동반 하락하는 등 금감원 발표와 이복현 금감원장의 입에 따라 출렁였다. 그 학습 효과는 고려아연에서도 나타났다. 고려아연은 얼마 전 대규모 유상증자를 발표한 직후 주가가 추락했지만 다음 날부터 반등에 나섰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증자에 성공할지는) 금감원 얘기부터 들어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다. 줄줄이 밀리는 증시 부양책요즘 주식시장이 이렇다. 정부가 야심 차게 증시 부양책을 발표해도, 기업들이 경영 계획을 내놔도 투자자들은 ‘과연 될까?’ 하는 의심의 눈길을 보낸다. 정부는 원내 과반 의석수를 차지한 야당의 허가를 구해야 하고, 기업은 금융당국 처분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다. 그렇게 무산되거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