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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엽제, 해직교사, 성희롱등 최근 우리 사회의 민감한 문제들을 다룬
연극 3편이 초여름 연극계 뜨겁게 달구고 있다.

극단 제3무대의 "아 사이공", 극단 환퍼포먼스의 "변하는 네가 두려워",
극단 한양레퍼토리의 "장 아누이의 반바지"가 화제의 작품들.

"모든 예술은 현실의 거울이다"라는 측면에서 이들 연극들은 관객들
에게 작품의 내용에 대해 곱씹을 기회를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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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제3무대(대표 정운)의 "아 사이공"(6.1~30,인켈아트홀1관)은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일명 에이전트 오렌지)의 폐해로
비참하게 살아가고 있는 월남참전용사의 애환을 그린 작품.

월남전에 자원 입대, 마스크도 없이 맨손으로 분무기를 통해 고엽제를
뿌렸던 주인공은 귀국후 갖가지 고엽제 후유증을 앓기 시작한다. 몸이
점점 마르고 머리칼은 자꾸 빠져나가며 호흡곤란, 구토에 몸부림친다.

태어나는 아이들에게는 몸에 붉은 반점이 솟아있고 심지어는 발가락이
여섯이며 그중에 셋은붙어 있는 비극적인 상황이 발생한다.

그러나이같은 증상이 고엽제에 의한 것임을 신문을 보고서야 알게 된
주인공은 그 어떤 것도 수습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으로 죽음의
길을 걷고 만다.

보훈의 달 6월을 맞아 특별기획된 무대로 극단측은 6월6일 현충일을 맞아
고엽제환자 초청 무료공연도 마련할 예정.

송욱의작 김상진연출. 70년 백마부대 소속으로 실제 파월 경험을 갖고
있는 배우 신신범씨가 주역을 맡아 체험에서 우러나온 연기를 보여준다.

환퍼포먼스의 "변하는 네가 두려워"(5월25일~6월30일,까페떼아뜨르뚜레박)
는 학생들의 단체행동을 주동했다는 이유로 해직된 한 전직 국어교사와
그의 순수성을 조롱하는 세상과의 충돌과정을 그린 작품.

"불 좀 꺼주세요"에서 화려한 연기 앙상블을 이뤘던 최정우, 이동희씨가
부부역을 맡아 출연하며 서울대와 예일대 연극원을 거친 "동승" "국물
있사옵니다"의 박원근씨가 연출을 맡았다.

희곡을 쓴 이재환씨는 금년도 중앙일보 신춘문예에서 "엄마 나라구"로
등단, 한창 촉망받고 있는 신예작가. 연출가 박씨는 "우리 자신의 의지를
꺾는 세상의 폭력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생각케 하고 싶다"고 밝혔다.

"심바새메"로 호평을 받았던 극단 한양레퍼토리(대표 최형인)의 "장
아누이의 반바지"(6월3일~7월31일, 인간소극장)는 최근 "3천만원"이라는
유행어까지 낳으며 핫이슈로 떠오른 성희롱문제를 다루고 있다.

여성이 모든 권력을 장악하는 혁명이 일어나 모든 사회구조가 여성을
중심으로 재편된 가상의 현실에서 프랑스 왕립아카데미회원이자 우파 신문
논설위원 레옹은 하녀를 농락해 임신시켰다는 이유로 기소된다.

이 연극은 법정에서 일어나는 갖가지 헤프닝을 통해 오랜동안 남성지배하
에 길들어져 있던 사람들이 어떤 모습으로 여성 지배하의 시대를 살아갈까
하는 것을 코믹터치로 처리하고 있다.

"안티고네""도적들의 무도회"로 잘 알려진 장 아누이의 원작을 오세곤씨가
번역했다. 김수연 연출. 최용민, 안진형등 출연.

<윤성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