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한종금의 31일 "주가"는 5만2천5백원. 증시1부에 상장되어 있는 국제종금
(3만8천2백원)이나 한외종금(4만3천원)보다 월등히 높다. 이는 새한종금의
경영실적이 탁월해서는 아니다.

노리는 기업이 많은만큼 회사의 "주가"가 올라갔기 때문이다. 새한종금은
공기업민영화차원에서 모기업인 산업은행이 조만간 보유지분(20.5%)을 팔게
되어 있다.

금융기관 매매시장에 나온 "공식"매물인 셈이다. 이런탓에 사겠다는 측도
공식선언을 하고 준비하고 있다. 증권시장에 인수검토공시를 낸 쌍용그룹이
최근 지분율을 12.59%로 늘렸다고 증권감독원에 정식 신고했을 정도다.

새한종금처럼 공기업민영화차원에서 매각이 추진되는 경우엔 비교적
돌아가는 상황이 알려진다. 그러나 보이지 않는 물밑에서는 훨씬 더많은
기업들이 금융기관을 인수하기 위해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특히 제2금융권을 사이에둔 줄다리기가 치열하다. 은행처럼 소유제한이
있는것도 아닌데다 등치도 만만해 큰부담없이 인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제2금융권에 대한 인수경쟁은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나눠볼수 있다.
하나는 대기업그룹들의 종금사에 대한 눈독이고 다른하나는 금융전업군을
희망하는 금융기관들이 현재 가지고 있지 않은 투금 신용금고등의 금융
기관들을 인수하는 형식이다.

대기업들이 종금사에 관심이 높아지는 것은 금융기관의 "꽂중의 꽂"이라고
불리는 종금사 하나만 갖고 있으면 리스 증권 단자 국제금융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한꺼번에 해결할수 있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금융의 증권화추세가 진행되면서 기업들의 금융업무도 복합화
되고 있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종금이 안성맞춤이란 계산이다.

기업들이 대형프로젝트를 구상할때 과거엔 은행장기대출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면 모든게 끝났으나 이젠 리스 증권 해외금융등 이른바 "팩키지
파이낸싱"이 중요해졌다는 지적이다.

새한종금에 이어 한국종금 한외종금도 매물화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종금은
영국게 바클레이은행이 25%를 갖고있는 형식상의 최대주주일뿐 국내에선
10%선을 넘는 대주주가 없다.

대우그룹이 (주)대우 3.73%, 대우중공업 1.87%등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
다소 기득권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 조만간 매물화될 것이란게 업계의
시각이다.

외환은행(지분율 31.4%)이 대주주인 한외종금도 외환은행이 2,3년뒤에
완전 민영화되면 지분을 팔것으로 전망된다.

연내 종금으로 전환될 9개 지방투금사들도 대기업들로선 검토대상이다.
종금라이센스를 확보한 만큼 언제라도 황금알을 낳을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들은 물론 뒤에 든든한 대주주들이 버티고 있다.

동해(동일고무벨트) 전북(삼양사) 경남(경남종합건설) 대전(충남방적)
경수(한국민속촌) 반도(고려통상) 등이다.

그러나 대기업그룹에서 마음먹기에 따라선 언제나 인수가 가능하다는게
업계의 분석이다.

금융전업군을 선언하거나 희망하고 있는 금융기관들은 투금이나 신용금고
인수에 적극적이다. 대부분의 은행들이 리스회사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어
업무가 중복되는 종금를 굳이 보유할 필요가 없는 까닭이다.

최근 한일은행이 대전국보금고와 논산제일금고를 인수한데 이어 대한교육
보험이 호남연고권을 배경으로 광주은행과 광주투자금융의 지분을 늘려
나가고 있는것도 이런 맥락중 하나로 볼수있다.

제2금융권의 인수형태로 여러가지다. 새한종금이나 앞으로 매각될 국민
은행계열의 부국.한성금고는 공개입찰의 형식. 그러나 수면하에서 벌어지는
양상은 다양하다.

대주주와 직접 협상하거나 중개기관을 끼고 M&A(매수합병)하기도 한다.
롯데그룹계열의 태흥건설(소유주인 김기병씨가 신격호롯데그룹회장의 매제)
이 크레디리요네은행이 갖고있던 한국기업리스의 지분 9.4%를 매입하는등
외국기업이 갖고있는 지분을 인수하는 것도 한 형태다.

여러가지 양상을 놓고 볼때 2금융권에서 벌어지는 대기업 금융기관들의
인수경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뿐이라는게 금융가의 공통된 인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