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삼대통령의 러시아및 우즈베키스탄 순방이 6일 오후 타슈켄트에서
한.우즈베키스탄 확대정상회담을 끝으로 사실상 종료됐다.

이번 순방은 북한 핵문제로 한반도 주변정세에 긴장감이 고조되는 상황
에서 진행됐다. 자연 "안보외교"에 그 어느때보다 국민적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러시아와 우즈베키스탄 두나라 모두가 자원대국이며
우리와는 상호보완적 경제구조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경제분야의
순방성과 또한 가볍지 않았다는 평가다.

이번 순방의 가장 큰 수확이라면 역시 러시아와의 안보협력을 보다
굳건히 다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특히 이번 김.옐친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과의 "조.러 동맹조약"
의 파기를 기정사실화 했다. 또 북한에 대해 앞으로 어떠한 무기도
더이상 팔지 않겠음을 약속했다.

이런 내용들은 물론 단순히 전시적인 선언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북한과의 오랜 맹방관계라든지, 현 경제상황등을 감안하면 러시아는 이번
회담을 계기로 사실상 우리와 "동맹관계"를 가졌다고해도 좋을 만큼
외교적 궤도수정을 분명히 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독립국가연합의 중추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을 분명한 우리입장 지지국가로
끌어 안은 것도 안보외교의 부수적 성과라 할만하다.

경제분야에서는 자원협력 강화가 특히 주목됐다. 러시아의 야쿠트가스전
개발사업이 앞으로 실질적인 예비타당성조사 단계로까지 발전될수 있게된
것은 이 사업의 불투명성을 인정한다해도 주목되는 수확이다.

방대한 이 사업의 잠재성을 감안하면 결코 당장의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할 성격이 아니라는 판단에서다. 사할린 가스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중앙아시아의 중심국가 우즈베키스탄과 "경제협력위원회"를 설치하고
"상사중재협정"을 체결한 것도 의미가 있다. 이나라가 독립국가연합의
전진기지로서 활용될 가능성이 이미 현지진출 기업을 통해 충분히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우즈베키스탄의 풍부한 자원을 공동개발하기 위해 "민관합동 자원조사단"
을 파견키로 한점 역시 이 나라의 "잠재력"에 대한 투자일환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번 순방을 계기로 수행한 많은 사람들이 함께 공감한 점이
하나있다. "한나라의 외교적 성과에 대한 기업의 역할"이 바로 그것이다.

우즈베키스탄 방문에서 김대통령은 정말 기대이상의 환대를 받았다.

카리모프대통령이 직접 공항영접을 했는가 하면거리에는 태극기가
넘치도록 걸려있었다. 대형 건물에는 어김없이 김대통령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드리워져 있기도 했다.

그런데 이러한 "거국적 환대"의 이면에는 우리나라 대우그룹의 영향력이
절대적 역할을 했다. 이점에 대해서는 수행한 청와대관계자나 정부관계자
들도 솔직히 인정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에 자동차와 전자조립공장을 보유한 대우의 힘으로
김대통령은 과거 어느 순방국가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초거국적"환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그 뿐만 아니다. 러시아에서도 간접수행한 우리 기업인들의 활약은
김대통령의정상외교에 보이지 않는 힘이 되기도 했다.

이와관련,한 수행원은 "외교도 이제 경제력 싸움임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정치적 고려때문에 경제를 비경제논리로
풀어가려는 발상은 재고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를테면 경제인들의 대통령수행이 국민들에게 오해를 줄 수 있다는
우려로 간접수행이라는 편법을 동원한 것부터가 경제논리를 압도한
정치논리에서 비롯된 발상이라는 지적인 셈이다.

<타슈켄트=김기웅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