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표백화학펄프업체인 동해펄프(대표 심영섭)가 적자구덩이에서
점차 벗어날 기미를 보이고 있다.

연간 38만t의 펄프를 생산, 국내 제지업체에 공급해온 이 회사는 92년까지
흑자경영을 해오다 국제펄프가격의 급락으로 지난해 4백57억원의 적자를
기록하는등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올들어 펄프가격이 급등하고 지난 1년여동안 추진해온 인원감축
설비투자연기등 각종 경영합리화노력이 맞물려 경영상태가 나아지고 있는
것.

동해는 제지업체들과의 합의에 따라 수입가에 4%를 얹어 국내업체에
펄프를 공급하고 있어 국제가격 변동이 경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국제펄프시세는 활엽수 표백화학펄프를 기준으로 작년 10월 t당 3백20달러
(CIF기준)에서 5월말 5백달러로 올랐다.

또 미국 캐나다등 대형 펄프업체들은 7월중에 40달러가량 또 올릴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연말에는 5백80~6백달러선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미국 최대의 제지.펄프전문지 밀러프리만 전망치)

이같이 펄프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굴지의 펄프업체들이 지난 90년 7백
85달러이던 펄프가격이 3년새 절반아래로 떨어지자 생산시설을 폐쇄했거나
라인을 감축한 반면 미국 경기가 호전되고 중국의 종이수요가 엄청나게
늘면서 공급부족사태로 치닫고 있기 때문.

펄프가격이 앞으로 2~3년안에 7백달러대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을 하는
전문가도 있다.

동해는 국제펄프가격기준으로 5백달러(자사공급가격기준으론 5백20달러)가
손익분기점이어서 지난달부터 출혈판매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히고
있다.

또 펄프가격추이를 감안할때 그동안의 적자는 2년정도면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해가 요즘들어 경영호전에 자신감을 나타내고 있는 또 다른 배경은 최근
1년새 인원을 6백50명에서 5백15명으로 20.8% 줄여 몸을 가볍게 한데다
1천억원 가량을 필요로 하는 인쇄용지시설투자를 무기 연기하는등 경영
합리화를 추진해서이다.

동해는 펄프가격이 오를 경우 싯가를 받을수 있는 수출이 전월말가격을
적용하는 내수판매보다 유리한 점을 감안, 지난달 사상 처음으로 펄프
1만t을 인도네시아와 대만에 수출한데 이어 앞으로 여유물량이 생길때마다
해외판매에 나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