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름세를 타고 있는 시장실세금리가 북핵문제와 관련해 향후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실세금리대표격인 3년만기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최근들어 오름세를 감지하기
어려울 정도의 소폭으로 야금 야금 높아졌다.

16일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12.44%로 전월말보다 0.12%포인트 높은 수준.
오름폭자체는 미세하지만 핵긴장이 고조되는 시점에서 엿새째 오름세가
계속돼 경계경보가 울리고 있는 것이다.

사실 최근의 금리오름세가 북한핵문제와 직접 관련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통화관리가 다소 강화된 면도 있지만 회사채의 수급균형에 금이
가면서 오른 것이다.

지난 15일의 경우 회사채발행물량이 1천5백억원(평소 하루 평균 5백억~
6백억원)으로 비교적 많았던 반면 증권사들이 고객예탁금감소등으로 적극적
인 매수에 나서지 않아 금리가 올랐다.

시중은행관계자는 채권매수세력이 관망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매수세력을 관망하게 만드는 이유중의 하나는 금리전망이 불확실하기 때문.
지금같은 오름세가 계속될지, 아니면 수구러들지 예상을 못하고 있는
것이다.

그같은 불안감의 한귀퉁이에 바로 핵문제가 도사리고 있다. 한은관계자는
"최근의 금리오름세는 순수한 금융적인 현상이지만 그언저리에 핵문제가
스며들고 있다는 점을 부정할수는 없다"고 말하고 "다만 좀더 시장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금융시장이 핵문제에 어떻게 반응할지는 미지수이나 해외차입여건과
증권시장에서의 직접금융동향이 그향방을 좌우할것 같다.

기업의 주요자금수단인 해외차입에 차질이 빚어질 경우 금융기관에 대한
자금수요를 촉발, 금리상승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서울시가 이달중으로 계획했던 3억달러어치 양키본드발행이 미뤄지는등
해외차입여건이 점점 나빠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은행들이 외국에서 돈을 빌리는데 까지 영향이 미치지는 않고 있으나
조달금리는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가 악화돼 실제 차입마저 힘들게 된다면 시장실세금리안정세
는 기대하기 어렵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한은관계자도 금융적인 현상만으로 보면 앞으로 금리가 크게 오를 요인은
없지만 해외차입여건악화가 최대 변수라고 지적했다.

증시도 금리에 간접적인 영향을 줄수 있다. 16일 증시는 연이틀의 하락세를
벗어나 반등세를 보였으나 핵긴장이 고조되는 한 지속적인 탄력을 잃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증권관련기관들의 자금사정은 나빠질수 밖에 없다. 또 기업
공개나 증자등을 통한 기업의 자금조달에 차질이 일어나 금리상승압박으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해외차입여건이나 증시상황이 동시에 악화될 경우 시장실세금리는 속도가
완만하더라도 지속적인 상승궤적을 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의 설비투자확대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약했던 자금수요가 하반기에
일어날 경우 상황은 더 나빠질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연13%대를 위협
하는 수준으로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그러나 핵문제가 더이상 악화되지 않거나 타협의 실마리를 찾게 되면
시장금리 역시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개인연금신탁상품이 20일부터 판매되면 이상품에 편입하기 위한 채권수요
가 늘어 수익률안정을 기대할수 있다는 낙관론도 있다.

핵문제가 최근 금리상승의 주범은 아니지만 금리전망을 불투명하게 만든
안개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통화당국의 주의가 요망되는 시점이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