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갖는 호기심의 공통점을 새삼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 연날리기는 세시풍속 놀이에서 발전하여 "레저스포츠"로서 각광받고
있다.
바람에 연을 실어 띄워놓고 연줄을 잡으면 땅위의 온갖 잡념은 온데 간데
없어진다. 문명은 이기속에서 찌들고 업무에 짓눌렸던 우리들에게 하늘은
희망의 마지막 공간이다.
"한국민속연 보존회"회원들은 주로 한강고수부지에서 시간이 나는대로 월
1~2회씩 만나 연을 날린다.
우리들 모임의 수장이신 노유상회장은 올해로 91세의 고령이지만 연을
만드는 공력에 있어서나 연줄을 당기는 힘이 젊은이 못지 않으신데 서울시
무형문화재로 지정받기까지 평생을 연에 바쳐온 장인의 귀감이시다.
전통민속연 제작과 보급발전에 가장 큰 책임을 맡고 있는 노성규총무
노옹의 자제로서 김향숙회원의 눈물어린 내조를 받으며 전통문화수호자의
책임을 다하고 있다.
보존회 식구들의 살림을 보살피는 한편 유유히 연을 날리는 반백의
김남식국장님은 점차 색동연을 닮아 동류이 되어 간다고 남들이 부러워
한다.
날개길이 약 15m의 화려하고 거대한 봉황연으로 세계무대에 나가 한국연의
위상을 드높인바 있는 강범구감사. 그의 손끝이 닿으면 무엇이든지 활개치며
하늘로 두둥실 날아 오르지 않는 것이 없을 정도로 연 제작기술이 만능에
가깝다.
울긋불긋 오색줄연을 수백개씩 엮어서 하늘을 수놓는 신건수이사는 특히
청소년연맹과 연계시켜 2세들의 민속교육에 힘쓰며 연을 통한 홍보효과
개발에도 일가견을 갖고 있다.
내조자인 김정숙회원과 항상 실과 바늘처럼 붙어 다니는 시인 윤고방이사는
한때는 일본인들의 요란스런 무사연에 맞서서 거북선연에 몰두하더니 지금은
백작시를 대형연에 매달아 띄우는 특종(?)발표회를 계획하고 있다.
전직교장 박재옥이사, 미완의 대기 박인호이사, 동분서주 모임의 뒷바라지
에 온힘을 쏟는 오부석회원, 소년기부터 청년기에 이르기까지 연과 생활해온
복기민회원, 그리고 필자.
섣부른 도둑 날새는 줄 모른다더니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살려 밤새워 연을
만들어 온 식구들을 동원하에 휴일이면 회원들과 어울려 자연을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