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진출의 길은 험하다. 스페인과의 막판대역전극연출로 부풀었던 장미빛
전망은 22일 독일-스페인전이 무승부를 기록함에 따라 다소 구름이 끼었다.

그러나 다른팀들의 승부가 우리 입맛대로 결정되기 바랄수는 없는 것.

한국팀은 대볼리비아전을 반드시 이겨야하는 벼랑에 서게됐다. 볼리비아는
대독일전에서 세계최강에 꿀리지 않는 전력을 보여줬지만 44년만에 월드컵에
출전한데다 축구강국이 즐비한 남미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낸 팀이라 뿌리가
깊지 않은 것이 약점.

따라서 코칭스텝과 국내축구전문가들은 볼리비아가 지역예선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넘볼수 있는 팀으로 처음부터 점찍어
놓았던 것.

특히 전통적으로 한국팀이 유럽팀보다 개인기위주의 남미강호에 강한 면모
를 보여왔던 점도 자신감의 또다른 배경. 조영증 LG감독은 "볼리비아완
대등한 게임을 펼칠수 있다.

발빠른 노정윤 서정원 하석주등을 투입하면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현재
김호감독이 수립한 대볼리비아전략은 좌우측면돌파(특히 볼리비아왼쪽)로
센터링, 황선홍의 헤딩슛을 노리거나 최대식등을 의한 중거리슛에 승부를
거는쪽으로 정리돼 있다.

공격력은 1-2점정도는 뽑아낼수 있을 것으로 인정되고 있으나 문제는 수비.

한국 볼리비아 2팀 모두 이기지 못하면 탈락의 위험선상에 서기 때문에
피튀기는 공격전이 불가피하나 어떻게 하면 수비의 허점을 드러내지 않고
공격력을 극대화할수 있는가가 과제이다.

박성화 유공감독은 사우디-네델란드전의 예를 들며 "우리팀이 한골을 선취
하더라도 너무 빨리 수비로 전환하면 도리어 역전당할수 있다"며 "전후반
줄곧 공세를 늦추지 않는 가운데 공수리듬를 적절히 조절할수 있는냐가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C조예선에서 독일과 스페인이 무승부를 이룸에 따라 독일은 1승1무로 승점
4점을 확보, 본선진출을 거의 확정지었지만 나머지 한국 스페인 볼리비아는
잔여경기결과에 따라 변수가 많아졌다.

한국은 볼리비아전에 이기면 1승1무로 독일과 같이 승점 4점을 확보,
16강진출이 확정된다.

한국과 볼리비아 모두 지게되면 탈락이 확실시되며 비기는 경우 한국은
대독일전에서 이겨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어 가능성이 거의 희박해진다.

다만 비길경우 이미 16강진출을 사실상 확정지어 본선토너먼트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되는 독일과 무승부를 기대해볼수 있는 정도다.

이때는 3무로 승점 3점을 기록, 조3위 순위다툼에서 실낱같은 희망을 걸어
볼수 있다.

현재 2무승부로 승점2의 스페인은 남은 볼리비아와의 경기에서 비겨도
승점 3점으로 조3위는 차지할수 있어 6개조 3위팀이 다투는 순위에서
4위이내에 들 가능성이 커 3팀중 가장 유리한 입장.

한편 남은 경기에서 독일이 한국에 패하고 볼리비아가 한국에 이기고
스페인에 비길경우도 가정해볼수 있는데 이때는 한국 독일 볼리비아 모두
승점 4점이 돼 골득실차에서 크게 뒤지지 않으면 16강진출희망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