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유엔"으로 불리는 WTO(세계무역기구) 초대총장직에 우리나라의
김철수상공자원부장관이 입후보함으로써 당선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관계자들은 김장관의 피선가능성에 대해 "낙관도 비관도 이르다"
면서도 "국제경제무대에서 개도국들의 지분이 높아진 만큼 아시아와
개도국을 대표하는 김장관의 총장직입후보는 해볼만한 도전"이라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우선 한국은 WTO출범의 뿌리가 된 지난7년여의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과정에서 개도국의 입장을 대표, 선진국의 반덤핑조치남용에 제동을 거는
조항을 최종협정문에 반영하는등 발언권을 높여왔음에 기대를 거는 이들이
많다.

또 한국은 세계무역순위 13위의 중견무역대국이며 아시아에선 일본에 이어
"자유무역질서에 의해 빠르게 성장해온 모범적인 시장경제국가"라는 평을
받아왔다.

이같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김장관개인의 대외인지도가 플러스알파의
역할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미국에서 대학 학부와 대학원과정을 수료, 매사추세츠대에서 정치학박사
학위를 취득한 김장관은 지난73년이후 20여년동안 상공자원부 무역진흥공사
등에서 통상전문가로 활약하며 미국 유럽등의 통상관계자들과 안면을
쌓아왔다.

특히 지난87년에는 UR 다자간무역협상그룹(MTN)의장으로 선임돼 4년동안
활약하는등 국제통상무대에서 주목을 받아왔다는 점이 강점으로 지목된다.

김장관은 "WTO의 전신인 GATT(관세무역일반협정)이 47년 출범된 이래
사무총장직을 줄곧 유럽계 인사들이 맡아온만큼 이번에는 유럽이외 지역에
총장을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국제적 무역비중등으로 볼 때
당선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김장관은 특히 "70년대 버마(현 미얀마)의 우 탄트씨가 유엔사무총장을
맡은 이후 아시아권에서 한번도 비중있는 국제기구의 수장을 맡아본 적이
없다"는 점을 강조, 자신의 출마에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현재까지 WTO사무총장직 입후보를 공식 비공식으로 밝힌 인사는 멕시코의
살리나스대통령과 리쿠페로 브라질재무장관, 루지에로 이탈리아무역장관,
버든 뉴질랜드무역장관등 4명이다.

전문가들은 중남미권에서 살리나스대통령으로의 "후보단일화"가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유럽쪽에서도 "기득권"을 놓치지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막판
까지 치열한 접전이 이어질 것으로 점치고 있다.

관례상 GATT총장은 경선이 아니라 주요회원국들간 사전조정에 의한
만장일치추대(컨센서스)방식으로 임명돼왔는데 WTO총장선임도 같은
절차를 밟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총장선임을 위한 마지막 회원국대표 전체회의는 10월말 또는 11월초에
열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