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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국의칼] (507) 제2부 정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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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토가 도요토미히데요시를 숭배하여 저도 나중에 그처럼 되겠다고 한
    것은 도요토미가 농민 출신으로, 오다노부나가의 "조리도리"(신지기)로부터
    출발해서 천하를 거머쥔 실권자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저 역시 같은 농민 출신이기 때문에 그런 대망이 결코 헛된 것이 아니라
    싶었던 것이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도요토미는 조선국을 손아귀에 넣으려고 임진,
    정유의 난을 일으킨 장본인이고, 이토는 마치 도요토미의 뒤를 따르듯
    나중에 한일합방의 길을 앞장서서 닦아나간 장본인이 되었으니 말이다.

    두사람이 조선국 침략의 원흉이라는 점에서 동격이니, 어쩌면 이토의
    어린 머리에 이미 그와같은 운명의 예시가 와 닿아 있었는지도 모를
    일이다.

    사족 신분의 집안에 양자로 간 이토는 하기에 있는 마쓰시다촌숙에서
    요시다쇼인의 가르침을 받았다.

    요시다쇼인은 이름난 정한론자였으니, 그때 그의 머리에 조선국 침략이
    마치 당위인 것처럼 깊이 새겨진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마쓰시다촌숙의 선배인 기도고인을 따라 이토는 존황양이 운동에 투신
    했고, 한때는 같은 촌숙 출신인 이노우에가오루와 같이 영국에 유학을
    가기도 했다.

    유학에서 돌아와서는 다시 반막부 운동에 뛰어들었고, 무진전쟁에서 많은
    활약을 하였다.

    그리하여 메이지 신정부의 참여가 되었고, 그뒤 공부대보의 자리에 오른
    것이었다.

    어느날 밤, 일기를 쓰고 있던 이토는 묘하게 우메코가 그리워졌다.

    아내였다. 망망한 바다 위에서 여자도 없이 몇날 며칠을 홀아비처럼
    지내고 있는 터이니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는 공연히, "으음-"하고 신음소리를 내뱉었다.

    그리고 일기장에라도 아내에의 그리움을, 다시 말하면 여자에 대한 욕정을
    쏟아야겠다는 듯이 서슴없이 적어 나갔다.

    오늘밤은 우메코가 몹시 그리워지는구나. 우메코는 지금쯤 혼자서 자고
    있겠지. 잠자는 얼굴이 눈앞에 삼삼하다.

    우메코가 지금 내 곁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같이 이 배를 타고 태평양을
    건너가고 있다면 정말 얼마나 멋질까.

    아, 그리운 우메코. 귀여운 내 사람. 아름다운 여자. 내 목숨의 은인이기도
    한 우메코. 아, 우메코, 우메코..

    우메코는 게이샤(기생)였다. 이토가 그녀를 만난 것은 6년 전인 1865년
    봄이었다. 그때 이토는 쫓기는 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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