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승 수 저 <한경 서평위원회선정>

이책을 읽고 느낀 소감은 한마디로 어렵고 다루기 힘든 영역을 어떻게
이렇게 쉽게 빠진 곳 없이 정리해 교과서의 수준을 한단계 높일 수
있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50년대말 서울대상대 유진순교수의 경제정책론 강의를 들은후 지금까지
경제정책론이란 너무 넓고 산재된 과제를 다루는 학문이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도 단편적인 지식제공 이상은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늘 해왔었다.
사실 그후 발간된 여러 경제정책론 모두 그 선을 넘어설 수 없었다.

그런데 이번에 한승수박사의 책을 읽으면서 지난 40년이상의 혼돈이
비로소 종합적으로 정리돼 하나의 금자탑이 세워지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다. 저자의 서문에서는 겸손하게 이 책의 특징을
종합체계, 이론적 틀 제공, 목표와 수단 구분, 생활의 질 향상정책과
구체적인 사례 제시, 쉬운 이해등을 지적하고 있으나 실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

경제정책론이 다루는 분야는 현실 이론 정책을 모두 포괄하며 특히
실증경제학과 규범경제학, 정책결정과정에서의 관료 정치인 경제인
일반소비자 모두의 행동유형,제도적 장치,사회.정치여건의 변화까지도
함께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그 어느 누구도 쉽게 손대기 힘든 영역이다.

그런데도 저자는 이런 영역을 능숙한 솜씨로 자유자재로 넘나들면서
경제정책사상뿐만 아니라 경제체제,통일국가의 경제정책까지도 언급,
누가 읽어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정리하고 있다.

다룬 과제가 재정 통화 산업 노동 농업 토지 주택 과학기술 환경 지역
교통 상품.서비스무역 환율 대외협력등 빠진 것이 없는데다, 그보다도
이런 것들을 논리일관되게 한치의 빈틈도 없이 담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특히 UR(우루과이라운드)와 관련한 부분은 UR타결이후로 우리나라의
국내외적 경제상황이 엄청나게 달라지고 있고 그에대한 적절하고 발전적인
대책이 시급히 요구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특히 주목이 가는 부분이다.

오랜 세월 강단에 서서 강의하고 또 글을 쓰고 있는 경제학자들로서는
보통 이런 책을 접하게 되면 그냥 좋은 책이구나 하고난뒤 책상서랍속에
끼워넣기 일쑤인데, 이 책은 교수로서도 새로이 배우고 느끼는 바가
많으리라 생각한다. 학생 교수뿐만 아니라 경제정책수립가도 늘 가까이
해야 할 책이다.

저자가 서울대와 영국 케임브리지대, 미국 하버드대, 일본 동경대등에서
직접 강의하고 배운 경제이론의 폭과 깊이가 원동력이 됐을 것이다.

여기에다 국회의원으로서, 상공부장관으로서, 또 현직 주미한국대사로서
현실경제를 누구보다 잘 알고 직접 정책을 수립, 집행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역저가 나왔을 것으로 본다. 앞으로도 이런 책의 출판은
그리 쉽지 않을 것이다. 강호제현의 일독을 권하고 싶다. (동아출판사간)

박 우 희 <서울대국제경제학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