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이라는 역사적인 호재에도 아랑곳없이 주식시장은 초연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9일의 장세도 "초반강세 후반약세"를 되풀이할뿐
뒷심이 달리기는 마찬가지였다.

수급사정이 호전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재료가 언제부터 어떤 형태로
약효를 나타낼 것인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모아지는 시점이다.

<>.오는7월25일의 남북한 첫정상회담이라는 대형재료가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도 장세에 따라 달리 나타날수 밖에 없다고 증시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강세장에선 호재성 재료가 매수세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의 역할을 하지만
약세장에선 악재가 부각되기 마련이라는 것이다.

신영증권의 정종렬상무는 "오는7월의 정상회담이 주식시장에선 심리적으로
상당한 호재이지만 최근의 장세가 조정국면을 보이고 있는데다 수급사정이
여의치않아 재료로서의 빛이 가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앞으로 수급이 호전되고 장세가 살아나면 서서히 빛을 발휘할 것이라는
얘기다.

정상무는 또 "남북한간의 경협논의 자체만으론 과거 옛소련과의 경협추진
등의 경험에 비춰 재료로서의 가치가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
정상회담이 남북통일과 연계된다면 독일의 경우를 보더라도 장기적으로 강한
상승재료로 한몫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과 관련해 이번 정상회담의 추진배경을 눈여겨
보아야 한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엄길청 한국증권리서치소장은 "남북한 정상회담은 (주식시장에) 분명한
호재"라면서도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되기까지는 북핵문제에서 파생된
긴장감을 풀어나가는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상회담이 열리기까지는 앞으로 한달이나 남아있어 예측불가능한 상황
변화를 염두에둔 투자자들이 섣불리 투자판단을 내리기 어려운 시점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정상회담이 임박할수록 재료로서의 진가가 뚜렷해질 것이라는 진단
이기도 하다.

그는 특히 "이번 정상회담이 투자자들에게 분명한 호재로 인식되기에 앞서
매수시점을 포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올하반기이후 외국인투자한도
확대와 맞물려 한반도 긴장완화를 담보로한 외국인들의 국내주식투자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주식시장의 본질적인 모습을 들여다보면 굳이 "수급이 재료에 앞선다"는
말을 되새기지 않더라도 수급여건이 좋지않은 상황이다.

최근 은행권의 자금사정이 빡빡한 상황에서 월말자금요인이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나마 개인투자자금도 기업공개공모주와 실권주청약등 발행시장으로 몰려
고객예탁금은 3조원대 초반에서 정체상태를 보이고 있다.

일부전문가들은 2조1천억원에 달하는 투신의 한은특융만기가 돌아오는 오는
8월10일까지는 시장내 수급사정이 크게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또 종합주가지수는 북한핵문제의 여파로 지난15일 890까지 밀린뒤 카터
전미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20일 942선을 단기고점
으로 다시 조정장세를 맞았다.

이번 조정과정에서 하루5천만주를 넘너드는 대량거래를 일으켜 지수
920-940선이 두터운 매물층을 형성하고 있는 모습이다.

<>.수급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선 고가대형주의 움직임이 둔할 것으로
예상돼 당분간 시장의 매기는 저가대형주와 중소형주를 중심으로 형성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에따라 이들은 남북관련주중에서도 저가권의 건설및 무역주와 실적호전을
바탕으로한 은행주등 트로이카주에 대한 선별적인 매수가 유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손희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