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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회담 개최 합의를 계기로 대북경협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재 물자반출입과 임가공등 간접교역위주로 진행되고 있는 대북경협은
대북투자를 포함한 직접교역비중이 확대되는 방향으로 점차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오롱상사 유재현이사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북경협상의 애로사항과 이들
기업의 대북교역경험등을 알아본다.
< 편 집 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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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상사의 북한교역현황은.

"89년 7월 국내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북한 대성은행과 신용장거래를 했고
89년 11월에는 북한상품전을 서울에서 개최했다. 91년 4월에는 양말제조
직기플랜트를 북한에 반출했고 92년1월 가방 배낭등 품목의 임가공을 실현
시켰다.

92년엔 교역규모가 임가공을 포함, 5백만달러에 달했고 비교적 저조했던
지난해에도 2백50만달러의 교역실적을 올렸다"

-교역초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텐데.

"정보가 부족하고 교역경험도 없는 입장에서 각종 리스크를 감수해야
했다. 첫 교역당시 홍콩지사담당과장이 북한배에 직접 올라갔을 때는
그대로 선수를 북으로 돌릴까봐 마음졸이기도 했었다.

회사내부에서도 원자재까지 다 떼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특히
북한과의 직접통신이 불가능해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가 무척 어려웠다"

-대북교역에서 유의할 점은.

"북한은 근본적으로 구매력이 미약하므로 성급한 기대는 금물이다. 무리
하게 거래를 성사시키려다 보면 낭패를 당하기 일쑤다. 대금결제지연 납기
지연 불량품발생 수량부족 등으로 피해를 본 기업이 많다.

제3자를 통해 물건이 부두에 나와 있다는 연락을 받고도 막상 배를 보내면
물건이 없는 경우까지 있었다. 사전에 면밀히 분석하고 리스크를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 교역을 추진해야 한다"

-그동안 교역형태에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북한의 상황은 매우 특수하다. 예상치 못했던 일이 너무 자주 생긴다.
4월 김일성생일, 2월 김정일생일 때는 한달여씩 임가공공장이 다른 일을
하느라 제품생산에 차질을 빚는다.

그런 것은 개선되지 않는다. 그래도 교역방식은 차츰 개선돼 애초에 제3국
을 통한 교역에서 제3자가 개입하는 교역으로 또 직접교역으로 차츰 국가간
교역의 모습을 갖춰오고 있다"

-경협이 확대되면 대북교역경쟁이 과열될수도 있는데.

"대기업들은 과당경쟁을 자제해야 한다. 사전조율로 각 기업의 성격에
맞는 투자와 진출이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도 단독진출은 위험하다.

북한이 국가통제에 따라 인건비가 여전히 싼 것이 사실이지만 여러변동
요인으로 위험이 많다. 이미 수년간 노하우를 쌓은 대기업과의 합작투자
형태가 바람직하다"

-남북교역에 정부차원의 지원책이 필요하다면.

"직항로가 우선 개설돼야 통일시대를 대비, 북한에 대한 시설투자를 국내
자산으로 인정해 보호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국제적으로는 남북거래가 단일
국가간 거래로 인정받도록 정부가 애써야 한다.

그렇게 될 때 남북한은 민족적 차원에서 공동이익을 볼 수 있는 교역을 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