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호,그래? 네가 벌어서 갚을 자신이 있나?"

"있고 말고요"

"흠-" 이토는 대고 고개를 끄덕였다. 가슴이 뭉클해지는 느낌이었다.
쭉 잔을 비우고 나서, "그럼 고우메,이쪽으로 와서 술을 따르라구"
술상 맞은 편에 앉은 그녀를 자기 곁으로 오도록 했다.

고우메는 얼른 일어나 이토의 곁으로 바짝 옮겨가 앉아 술을 따랐다.
그리고 그녀는 이토의 한쪽 어깨에 살며시 얼굴을 기대며 속삭이듯
말했다.

"미스아게를 해주시는 거죠?"

"암,해주고 말고"

"아이 좋아"

"날짜를 언제로 잡을까?"

그러자 고우메는 얼굴을 들고 빤히 이토를 쳐다보며, "언제는 언제예요.
오늘밤이죠" 하고는 조금은 수줍은 듯 킥킥 웃었다.

"좋아, 당장 오늘밤에 내가 미스아게를 해주지" 야릇한 기운이 후끈 솟아
오르는 것을 느끼며 이토는 그만 그녀를 끌어당겨 덥석 가슴에 안았다.

"아으-" 고우메는 이토의 가슴패기에 얼굴을 묻으며 바르르 떨었다.
그의 두툼한 입술이 그녀의 야들야들한 입술을 덮쳤다. 감미로운
입맞춤을 나누면서 그의 한손은 그녀의 방방한 엉덩이를 어루만지고
있었다.

"하하하." 잠시후 입맞춤이 끝나자,그녀는 약간 호들갑스럽게 웃었다.
그 웃음의 뜻을 대뜸 알아차린 듯 이토도, "흐흐흐." 좀 묘하게 웃었다.

엉덩이 때문이었다. 어루만지고 있는 엉덩이가 예사로운 엉덩이가 아니니
말이다. 며칠전 측간 속에서의 일이 그녀도 그도 머리에 떠올랐던 것이다.

"존황양이의 지사들 가운데서 여자치마 속에 들어가 숨은 일이 있는 분은
이토 사마 혼자뿐일 거예요. 안 그래요? 히히히."

"맞다구. 허허허.. 이 엉덩이에 붙어서 내가 목숨을 구했으니 얼마나
고맙고 소중한 엉덩인지 모르겠다니까" 그러면서 이토는 그만 엉덩이를
꽉 꼬집어 주었다.

" 아야! 고맙고 소중하다면서 꼬집는 거예요?" 고우메는 살짝 곱게 눈을
흘겼다.

"요 귀여운 것" 냅다 이토는 그녀를 안고 그 자리에 나가 뒹굴어 버렸다.

바깥에서 좍- 소낙비 쏟아지는 소리가 들려오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