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1년에걸친 주가상승국면에서 대접을 받지 못했던 은행주가 주식시장의
무대중앙에 섰다. 그동안 복지부동으로 일관해온 이 금융주가 지난주부터
급반등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금주 들어서는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은행주가 몸을
일으켰다는 사실 자체가 주식시장에 큰 의미를 던져주고 있는 것이다.

은행주는 1인당 지분한도(현재 8%)때문에 대주주가 존재하지 않는다.
자연히 지분이 골고루 분산돼있어 은행주의 향방엔 일반개인투자자의
이해관계가 상대적으로 많이 달려있다. 은행주를 준국민주라고 부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주가 실로 오래간만에 반등물결을 일으키고 이 파장이 어느
정도 이어질 것인가는 투자자들의 영원한 "화두"거리임에는 틀림없다.

이를 풀기위해서는 우선 최근 은행주가 움직이기 시작하기전 증권가에서
나돌았던 "은행주 복지부동"의 배경설명을 돼새겨 볼 필요가 있다.

우량제조주들이 급등행진을 벌일 당시 은행주가 철저하게 소외되자
증권가 에서는 기업의 내재가치측면에서 은행주를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많았었다.

성장성이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것이다. 쉽게 말해 삼성전자 포항제철등
우량 제조업체는 실물경기 호전과 더불어 순이익이 급증세를 보이고
이익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상승으로 연결된지만 은행에서는 이같은
실적호전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금리자유화와 시중금리의 하향안정세속에서 예대마진은 갈수록 촉소되고
금융기관간 경쟁은 더 격화되는 영업환경을 감안할때 성장성 점수를 많이
줄 수 없었다는 얘기다.

다음으로 물량공급도 문제점으로 지적됐었다. 정부당국이 은행에 대해 올
한해전체로 약1조6천6백억원어치에달하는 대규모 유상증자를 허용한 것에
대한 수급상의 부담을 느낀 증권전문가들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은행주를 보는 증권가의 시각이 많이 달라졌다.

대우증권의 28일자 분석보고서에 따르면 은행들이 신탁업무를 돌파구로
삼아 높은 성장을 도모할 것으로 진단됐다. 신탁상품의 고금리등을
내세워 은행들은 올해도 20-30% 수신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은행의 성장성이 지금까지 증권가에서 생각해온 것과 달리 꽤 양호하다는
말이다. 이와함께 은행의 수지를 결정하는 예대마진도 어느 정도 회복할
것으로 전망됐다.

대우증권은 특히 주식매매등을 통한 유가증권운용수익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여 은행의 수익성도 무시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통계상
으로도 5대시중은행의 유가증권운용수익은 지난해만해도 3천9백54억원에
달해 90년의 2.6배를 나타냈다. 올해는 이 유가증권운용수익이 6천억원을
넘어선다는 예상이다.

이같은 분석은 기업의 본질가치를 주가의 잣대로 재는 "기본분석" 측면
에서 은행주를 조명하는 것이다.

대우증권의 진단대로라면 은행주가 기본분석상으로는 다른 제조주등과
비교해 크게 불리할 것이 없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장외재료측면에서는 금융전업군이 은행주를 간헐적으로 자극했고
앞으로도 상당기간 "재료"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전업군에대한
정부방침이 여전히 구름속에 가려있기 때문에 증권시장입장에서는
뉴스화되기까지 계속 유효한 재료라는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최근의 은행주 반등은 금융전업군이라는 장외재료를
촉매제로 삼아 수익및 성장성점수가 제조업체에 뒤떨어 질 이유도 없다는
기본분석의 수정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일어난 것으로 보고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의 주가방향은 은행주의 PER(주가수익비율)와 수급
상황에 달려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예상수익성에기준한 이론적인 적정주가와 현재의 주가수준이 차이를
좁히는 주가제자리찾기와 수급상황에 투자자들이 얼마나 민감하게
반응할지에 따라 이 금융주의 중기 추세가 그려질 것이라는 해석이다.

우선 PER의 경우를 볼때 은행주는 시장평균PER보다 아직도 대체적으로
낮은 편에 속한다. 수익성을 감안할때 주가수준이 한단계 상향조정돼야
한다는 전망으로 통한다.

대우증권 분석에 따르면 은행업종의 PER는 지난82년부터 92년상반기까지
시장의 평균PER를 웃돌았으나 92년하반기부터는 상황이 역전돼 이른바
저PER주식이 된후 지금에 이르고있다. 따라서 수익성을 잣대로한 주가의
상승여력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수급측면에서 비롯된 은행주의 부담거리는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셈이다. 지난89년 은행주의 대량증자가 일어났고 그 증자물량이
주가대세하락기에 은행주를 다른 주식보다 더 깊은 늪속으로 빠지게한
요인이었다.

그런데 작년에 전무했던 은행주의 유상증자물량이 올해 약1조6천6백억원
어치가 쏟아져 나온 것은 물량압박을 주기에 충분하다는 것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이에따라 은행주의 주가는 앞으로 업종동조화로 움직이기
보다는 개별적으로 다른 방향을 정하는 업종내 주가차별화가 장기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생각하고있다.

유상증자물량등을 감안한 은행별 주당 예상순이익같은 본질가치와 부실
여신의 과다여부등이 주가 기조를 정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런 척도로 감안해 신설은행이나 덩치가 적은 지방은행쪽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계속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견해가 증권가의 중론이다.

<양홍모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