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고국에 정착하고 싶습니다" 지난 74년 가족들을 이끌고 미국
텍사스주 달라스시로 이민을 갔던 곽상섭씨(53)는 조만간 "한국인"이 되어
서울로 다시 돌아온다.

지난 20년간 미국에서 세탁업소와 음식점운영등으로 부지런히 일한 결과
상당한 재산을 모은 곽씨는 지난3월 법무부에 국적회복을 위한 구비서류도
제출해 놓았다.

요즘은 서울에서 거주할 아파트와 상가등 부동산을 둘러보느라 여념이
없다.

곽씨는 낯선 이국땅에서 힘들여 쌓은 생활기반을 버리고 다시 조국을
찾는 이유에 대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니까 자꾸 서울생각이 나더라"
며 "더 늦기전에 고국에서 노후생활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처럼 개발시대인 60,70년대 해외이민을 떠났다가 다시 국내에 정착을
바라는 해외교포들이 최근 엄청나게 늘어나고 있다.

4일 법무부에 따르면 지난 92년 한해동안 국적재취득자는 1백90명에
불과했으나 올들어 6월말현재 이미 2백여명의 해외교포가 국적회복을
신청해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따라 종합민원안내소인 서울시의 시정종합정보센타에도 국내의 상가와
주택구입등에 관한 문의가 올들어 수백건에 이르는등 교포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민원상담을 맡고 있는 이맹원씨는 이와관련 "원래 재개발과 토지, 지적등
도시계획위주의 민원을 맡고 있었으나 해외교포들의 상담이 뜻밖에 많아
놀랐다"고 말했다.

최근 시정종합정부센타를 찾은 박규원씨(47.성북구 돈암동 현대아파트
거주)도 비슷한 사정이다.

지난 80년 호주로 건너갔던 박씨는 현지에서 운영하던 음식점을 정리하고
귀국, 외국인 전문식당을 강남에 차릴 준비를 하고 있다.

또 영주권을 지닌채 8년동안 미국 LA에서 거주해온 임경식씨(45)는 서울
에서 컴퓨터관련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지난 3월 영구귀국했다.

박씨는 "LA의 경우 지난 92년 한.흑갈등으로 인한 충돌등 현지주민들의
불안감이 큰데다 한국의 사회경제적 여건도 많이 나아져 국내에 재정착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고 최근의 추세를 밝혔다.

이같은 경향에 대해 전문가들은 우선 국내의 소득수준과 생활측면에서
주요이민대상국이었던 미국과 캐나다등 선진국과의 차이가 점차 좁혀지는
데다 현지에서 자수성가를 이룬 사람들의 경우 당연히 "수구초심"을 갖게
되는 탓이라 설명하고 있다.

서울대의 손봉호교수(사회교육학과)는 이에대해 "문민정부출범등 국내의
정치체제가 안정기에 접어드는 한편 경제규모와 업종의 확대, 각종 기반
시설의 확충에 따라 이제 국내거주환경이 더 편해질 것이라는 인식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