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국 흑용강성 부금시현장에서 삽질이 시작된 한.중합작의
삼강평원개발사업은 농업분야의 첫 대규모 해외투자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하겠다.

일부에서는 한국과 만주간의 역사적 특수관계에 비중을 두어 이 합작사업
의 의미를 확대해석하기도 하지만 한국인들이 중국땅까지 찾아 들어가 서울
전체면적의 절반이 넘는 1억1,400만평에 달하는 황무지를 개발해 먼 장래의
식량문제까지 대비한다는 것은 생각만 해도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수 없다.

그것도 우루과이라운드(UR)타결이후 가장 심각한 개방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는 농업분야에서 이같은 대규모 해외투자가 이루어지게 됐다는 점에
우리는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이 사업이 계획대로 성공할 경우 개방이란 앉아서 당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인식전환의 계기가 될 법도 하기 때문이다.

삼강평원개발로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효과중 가장 큰것은 UR타결에 따른
농산물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하나 확보케 된다는 점이다.

무엇보다 개발비가 평당 167원으로 저렴해 투자비용을 최소화할수 있고
인건비가 싸 생산된 농산물의 가격경쟁력을 보장해 줄 것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또 비상시 식량확보를 수월히 할 수 있다는 점도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한국이 87%및 99%의 수입의존도를 보이고 있는 콩과 밀을 일부이지만 중국
에서 생산해 보다 값싸게, 보다 빨리 수입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은 식량안보
차원에서 마음 듬직한 일이다.

그러나 이 사업이 성공하려면 넘어야 할 장애가 만만치 않음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총 2,850만달러에 이르는 투자재원의 차질없는 조달문제는 차치하더라도
개발과 영농에 필요한 기술적 난제들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삼강평원은 저습지로 배수로 건설공사가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지난한
과제라는 것이다.

또 거대한 농장경영에는 기계화영농이 필수적이나 기계를 조작.정비할
인력의 수급이 원활치 못할 경우 예상밖의 낭패를 당할 우려도 있다.

마지막으로 우리측 사업파트너인 대륙종합개발측에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

중국인의 정서를 고려해 지나치게 이 사업의 역사성을 강조하지 말라는
것이다.

삼강평원은 과거 우리조상들이 살긴 했으나 지금은 엄연히 중국영토다.
그런 땅에서 고구려 옛땅을 되찾겠다는 식의 과장된 언사는 중국인들을
자극하기 쉽다.

냉철한 비즈니스차원의 접근자세를 견지할 필요가 있다. 관계자들이 너무
들떠있는 듯 하기에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