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튼우즈위원회가 검토하고 있는 완만한 형태의 고정환율제도가 실현
됐을 경우 국내환율제도는 물론 경제전반에 적잖은 변화가 예상된다.

지금으로선 고정환율제도의 도입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려워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구체적으로 그려보기도 쉽지 않은게 사실이다.

그러나 브레튼우즈위원회의 검토안대로 세계환율제도가 달러화 엔화및
마르크화등 3개기축통화를 중심으로한 완만한 형태의 고정환율제도로 바뀔
경우 국내환율제도도 전반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 환 율 제 도 >>>

현재 국내환율제도는 시장평균환율제도다.

전날의 외환시장에서 형성된 원화와 달러화의 거래가격평균치를 기준으로
위아래 1%포인트 범위안에서 움직일수 있도록 했다.

엔화등 다른 통화와 원화환율은 달러화를 매개로 자동 결정된다.

정부는 당분간 시장평균환율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변동폭을 점차 넓혀
나가 궁극적으로 완전한 변동환율제도로 이행해 나간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있다.

그러나 세계환율제도가 고정환율제도로 바뀔 경우 이같은 변동환율제도
이행계획은 수정될수 밖에 없다.

원화도 달러화등 세계기축통화를 기준으로 일정범위(목표환율)안에서만
움직일수 있도록 체계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예컨대 달러화의 수요와 공급이 어떻게 변하더라도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달러당 8백원에서 8백10원사이에서만 움직이도록 하는등 일정한
틀안으로 묶어놔야 한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원화와 달러화환율을 어느 수준에서 정할 것인지가 문제로
남는다.

일반적으로 고정환율제에서 환율수준은 각국의 경제상황등에 따라
정해진다.

한국도 미국과 협상이나 협의를 통해 국제수지상황등 경제동향을 고려해서
적정수준을 정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현재의 환율체제에 대한 전면재검토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 외 환 거 래 >>>

원화환율이 고정환율로 바뀐다면 경제전반에 대한 변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은 경제상황을 좌우하는 주요변수이다.

고정환율제도로의 이행은 금융은 물론 산업계와 거시경제에도 새로운
국면을 여는 결과가 된다.

우선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이 외화자산운용과정에서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할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들어 금융기관은 물론 기업들은 필요자금을 해외에서 차입하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이과정에서 수시로 환율이 변함에 따라 적잖은 손실부담을 떠안을수 밖에
없다.

선물환거래를 늘리거나 새로운 금융선물기법을 배우는 것도 이같은 환율
변동위험을 없애자(헤지)는 취지이다.

고정환율제도는 기업이나 금융기관들에 환위험이라는 커다란 고민거리
하나를 해결해 줄수 있을 것이다.

그로인해 한국기업이나 금융기관과 외국기관과의 자본거래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율이 투명해짐으로써 외환거래 역시 최소한 가격면에서는 투명해진다.

물론 환위험이 사라지면서 환거래에서 이익을 얻기위한 투기거래도 줄게
된다.

<<< 경 제 정 책 >>>

고정환율제 도입으로 환율변화에 따른 위험성이 없어지게 되면 그만큼
국내경제정책을 집행하기가 다소 쉬워지는 효과를 기대할수 있게 된다.

재정정책이나 금융정책을 집행하면서 환율변동을 감안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상수지의 불균형을 조절할수 있는 주요 수단을 잃게 됨으로써
부작용도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변동환율제도에서는 경상수지동향에 따라 환율도 달라지고 그과정에서
경상수지불균형이 점차 해소될수 있다.

예컨대 한국의 대미무역적자가 누적되면 달러화에 대한 원화값이 싸지고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상승), 그추세가 계속될 경우 수출경쟁력이 향상돼
적자폭이 점차 줄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고정환율제도에서는 환율이 아닌 다른 변수로 경상수지 불균형을
해결해야 한다.

예컨대 경상적자감축을 위해 국내의 수입수요를 줄이는 긴축정책을 펴야
한다.

이같은 긴축정책은 금리상승이나 재정긴축을 통해서 가능한데 당시 경제가
후퇴국면에 있다면 실업만을 확대하는 꼴이 될수 있다.

<<< 통 화 정 책 >>>

통화정책도 영향을 받을수 밖에 없다.

중앙은행이 환율을 일정수준에 묶어둘수 있도록 외환시장개입을 늘려야만
하기 때문이다.

국내외환시장에 달러가 부족, 원-달러환율이 오를 요인이 생길 경우에는
환율이 목표범위를 유지할수 있도록 중앙은행이 달러공급을 늘려야만 된다.

이는 원화의 수속을 의미한다.

달러가 넘쳐날 때는 반대로 원화공급을 늘릴수 밖에 없다.

당시 물가나 금리등 국내경제변수들의 움직임과는 별도로 통화의 공급및
흡수가 이뤄지는 꼴이 된다.

이로인해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관한 중립성에 흠집이 갈수 있다.

국제환율제도의 변경논의가 어떻게 결말지어질지는 현재로선 아무도
예측할수 없다.

한국은행은 고정환율제도의 장점이 적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단점도
많고 제도변경에 대한 각국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려 쉽사리 결말이 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