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다.
1년이상 끌어온 북한핵문제에 어떤 형태로든 결말을 내야할 북.미 3단계
고위급회담이 시작되는 것이다.
역사적인 남북한 정상회담준비를 잠시 젖혀두고 우리 모두의 시선이
제네바 협상테이블로 쏠리고 있는 이유는 자명하다.
우여곡절끝에 성사된 이번 협상에서도 북한의 핵투명성이 보장되지
못한다면 보름남짓한 7.25남북정상회담의 실질적인 성과도 기대할수 없기
때문이다.
회담에 앞서 미국측은 미.북한 국교수립가능성까지 밝히는등 전향적
협상자세를 보여주고 있지만 북한측은 김일성주석의 핵개발동결약속에도
불구하고 계속 모호한 태도를 유지해 오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핵보유를 허용할수 없는 이유는 명백하다.
북한핵을 억제하지 못할경우 한국은 생존권을 박탈당하는 꼴이 되며
일본의 재무장을 비롯 20여 잠재적 핵보유국들의 핵개발경쟁을 말릴수
없는, 핵의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동안 북한핵에 대한 미국의 외교적 대응은 일견 양보만을 거듭해온
것처럼 비쳐지는 것도 사실이다.
협상단계마다 "잘게 썰고" "벼랑끝까지 몰고 가는" 북한의 공격적 협상
전략에 비해 미국의 전략은 너무 날이 무딘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미국의 "인내외교"가 북한의 외곽을 죄어 마침내
북한을 궁조입회의 처지에 몰아넣음으로써 김일성주석의 태도변화를 끌어
내는데 성공했다고 믿는다.
이제 우리는 또다시 미국의 협상력에 기대를 걸면서 이번 회담에서만큼은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북핵의 투명성을 보장받기를 촉구한다.
북한측에도 우리는 당부한다.
이번 회담이 총체적 위기 탈출의 마지막 기회임을 명심하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번 협상에서 경수로지원에, 경제협력에, 국교수립까지, 줄수
있는 것은 모두 주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정상적인 거래라면 핵카드 한장으로는 바꿀수 없는 값비싼 것들이다.
만약 북한측이 또다시 협상을 벼랑끝으로 몰아 회담이 결렬된다면 북핵
문제는 유엔안보리로 되돌려질 것은 뻔한 일이다.
우리는 김일성주석이 벼랑끝에서 돌연 남북정상회담을 제의하게된 진의를
이번 제네바회담에서 확인하고자 한다.
북한의 제의가 뒤뜰에 핵폭탄을 장치해 놓고 앞마당에서 민족화해의 잔치를
벌이자는 양두구육식 시기술로 확인된다면 남북정상회담에 거는 우리의
기대는 걷어들여 마땅하다.
북한이 이번 대화국면을 전기로 삼아 빗장을 풀고나와 이웃과 더불어 사는
길을 택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