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비료는 앞으로 어떻게 될것인가. 삼성그룹의 산업은행보유지분 34.6%
(69만2천8백60주)인수를 계기로 한비의 앞날에 대해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인수로 기존지분 31.37%를 포함,65.97%의 지분을 확보한 삼성이
한비의 경영권행사에 본격 나설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삼성측은 이날 입찰결과 발표가 나오자 마자 "관리의 삼성"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한비의 장기발전계획을 내놓는등 한비경영과 관련,재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삼성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중 사장을 내정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경영참여를 조만간 본격화할 방침임을 시사했다.

한비인수가 고 이병철회장의 강제헌납과 관련한 단순"명예회복"차원이
아니라 삼성종합화학의 기존사업을 다각화 고도화하기 위한것이란 점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을수 있도록 그동안 사전 준비작업을 나름대로
해왔다는 얘기이다.

정밀화학분야의 집중적인 투자를 통한 세계적인 기업육성이라는 카드로
낙찰시 예상되는 동부그룹측의 반발을 피해나가겠다는 고도의 전략도
깔려있다고 할수있다.

삼성측은 이날 발표한 "한비육성발전을 위한 삼성의 입장과 계획"을 통해
2000년까지 1조원을 투자, 한비부지 30만평을 매출액 1조2천억원규모의
정밀화학전문단지로 집중 육성하겠다는 복안을 내놓았다.

그룹의 화학산업구조를 장기적으로 장치위주의 범용화학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종합화학의 대산단지와 한비의 정밀화학단지로 2원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은 이같은 전략에 따라 한비의 염소와 암모니아를 기초원료로 하는
농약 의약 염안료중간체사업을 대폭 확대하고 종합화학등의 C4유분
빙초산등을 원료로 하는 유도체사업도 본격화하기로 했다.

플라스틱첨가제 산화방지제 기능성접착제 사료첨가제등 특수화학품분야와
반도체코팅제 고순도케미컬용제 등 전자관련분야에도 신규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같은 사업추진으로 정밀화학분야의 매출액을 올해 1천5백억원에서 97년
에는 5천1백억원으로, 2000년에는 9천억원규모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번 낙찰을 계기로 삼성측은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석유화학업종을 보완
하기 위해 관심을 기울여온 첨단 고부가가치의 정밀화학산업에 손쉽게
진출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삼성측은 종합화학의 대산석유화학단지안에 제2기사업으로 정밀화학분야
에 진출키로 하고 그동안 품목선정등 준비작업을 해왔다.

삼성은 또 한비가 확보하고 있는 반응기자체설계및 제작기술등 정밀화학
핵심기술을 활용, 신공정 신물질 촉매개발등에 나서는등 화학분야에서
시너지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주식인수로 삼성측은 사카린밀수사건으로 설립 2년만에 고 이회장이
지분 51%를 정부에 헌납한 "뼈아픈 과거"의 상처를 어느정도 만회할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다고 볼수있다.

한편 이번 입찰과정에서 삼성측과 줄곧 신경전을 벌여온 동부그룹측은
이날 "한비재입찰결과에 대한 동부의 입장"을 통해 "한비의 경영권확보와
관계없고 정부의 비료 2원화정책에도 관계없는 회사들이 입찰에 참여한
것은 담합으로 볼수밖에 없다"고 입찰결과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러나 그동안 주장해온 법적대응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회피했다.

<김경식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