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도시생활에 찌든 현대인의 몸과 마음을 풀어주는 방법으로 학창
시절의 벗들과 어울려 가끔 주말여행을 떠나는 것 이상이 있을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틀을 깨고 훌쩍 길을 나선다는 것 자체가 얼마나
후련한 일이겠는가.

우리 "74여행동우회" 회원들은 정치적으로 암울했던 시기라 할수 있는
74년 서울 안암골 고려대학에서 입학동기를 만났다.

당시 시대적 상황을 몹시 괴로워 했던 우리들은 때론 서울을 벗어나 낯선
곳을 찾아나서는 일로 돌파구를 찾곤했다.

토요일 오후가 되면 기차든 버스든 닥치는 대로 타고 별다른 계획도 없이
산좋고 물좋은 곳을 찾았다.

낮에는 사람도 만나고 지역답사도 하지만 밤이 되면 적당한 곳에 진을
치고 끝없는 토론을 시작한다. 정치 경제 역사 문화등 우리의 토론은 실로
종횡무진이었다.

전공과목이 각기 다른 탓도 있었지만 토론을 하다보면 서로가 몰랐던
것들을 보충할 수가 있었다.

가끔 논장이 격격해져 밤을 꼬박 새울때도 있었다.

졸업후에는 제각기 다른 분야에서 열심히 일하고 또 가정을 가지면서
만나는 횟수도,참여인원도 줄었지만 맥을 끊지않고 이어온 것이 어느덧
20년이 되었다.

얼마전에는 비행기를 타고 제주로가 이 지역 민주당표발을 성공적으로
다지고 있는 양승부변호사를 찾아 격려하고 왔다.

이제 각기 하는 일도 다르고 세월도 흘러 토론의 주제도 학창시절과는
많이 바뀌었다.

그렇지만 20년이상 지내온 옛친구들끼리 누가 먼저라 할것도 없이
형편닿는 회원들끼리 훌쩍 떠나는 "74여행동우회"는 언제 만나도 부담이
없어서 좋다.

회원으로는 반원익삼익건설이사와 양승부변호사 그리고 이규범고려강업사장
장동훈서울방송편집부차장,도제문한국은행조사역,장우성고려대교수,설성수
한남대교수 신준수국회의원,홍선낙 크로네스코리아사장,김용원서울신문기자
등 30여명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