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친다기보다 공부한다는 생각으로 교수직을 받아들였습니다. 더 나이
먹기전에 문학공부와 창작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는 욕심도
있었고요"

소설가 이문열씨는 18일 세종대 국문과측과 협의를 마치고 정교수직을
맡게된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최종학력이 서울대 사대국어교육과 중퇴인 이씨가 정교수로 발탁된 것은
15년간 펼쳐온 창작활동을 연구실적으로 인정받았기 때문.

이는 군산사범학교 중퇴 학력의 시인 고은씨가 올해초 경기대 대학원
교수로 임용된데 이어 또하나의 사건으로 눈길을 모으고 있다.

"14년전 대구매일신문 기자로 월급을 받아본 이후 처음으로 월급이란 것을
받아 보게돼 감회가 새롭다"는 이씨는 첫학기에는 "문학개론"과 "현대소설
이론" 두과목을 일주일에 여섯시간 강의하게 된다.

이씨는 섣불리 교수직을 받아들이면 일반인식에 비춰 전업작가보다는 교수
라는 직업이 낫구나라는 평가를 얻을까 하는 우려와 창작에 혹시 방해가
되지나 않을까 하는 마음에 몹시 망설이기도 했다고 털어놓는다.

그러나 신문이나 잡지 연재물을 끝내면 창작과 강의를 겸하는게
힘들지만도 않으리라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한다.

"연재물이 생활에는 도움이 됐을지는 모르지만 창작목록에는 별도움이
안됐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교수로서 공부에 열중하면서 ''변경''에 힘을
쏟고 싶어요. 2부를 끝내는대로 가을안에 3부를 시작해서 96년까지 3부작
9권을 완성시키는게 제 바램입니다"

"변경"은 유신까지의 우리 사회를 조명하는 소설로 주인공이 소년기를
지내면서 겪는 이야기를 엮고 있다.

이씨는 앞으로의 강의방향에 대해서는 "서구중심으로 편향된 감이 있는
문학이론을 동양사상과 전통적 방식으로 수용해서 학생들에게 전달하고
이론보다는 실제 창작에 도움이 되도록 가르치겠다"고 말했다.

작가 이문열씨는 48년 서울에서 출생, 78~80년까지 대구매일신문기자로
지낸적이 있으며 "사람의 아들" "영웅시대" "젊은날의 초상"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현재 부인과의 사이에 2남1녀를 두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