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최대의 지방공기업인 서울지하철공사의 자본금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전액투자한 공기업가운데 적자누적액이 자본금을
초과해 자본 전액 잠식상태로 접어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20일 서울시와 서울지하철공사에 따르면 올들어 지난5월말까지 공사의
경영수지를 결산한 결과 수익은 1천7백31억원인데 반해 비용은 2천4백
31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이 7백억원가량 발생한 것으로 잠정집계됐다.

이에따라 지난해말 자본금 1조8천3백76억원에 결손금(적자누적액) 1조7천
9백30억원으로 4백96억원(자본잉여금 포함)의 자본금을 확보했던 서울
지하철공사의 재무구조는 올들어 상반기중에만 시의 출자증자분이 2백억원
에 불과한 반면 적자폭은 7백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여 자본전액 잠식상태에
접어들게 됐다.

올해 지하철공사의 경영수지는 지하철운행에 따른 운임수입이 예상외로
저조한데다 지하철파업으로 인한 재정손실까지 겹쳐 당기순손실이 올초
예상했던 1천3백억원을 훨씬 넘는 1천5백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시관계자는 지하철공사의 재무구조가 이처럼 악화된데 대해 "지하철건설에
따른 부채규모가 워낙 큰데다 지하철요금인상이 공공물가 억제정책으로 인해
원가에도 미치지 못해 왔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지하철공사의 재무상태는 부채규모가 앞으로 더욱 늘어나고 내년
부터 제2기지하철의 부분개통으로 운임수입이 감소하는등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지방공기업도 시급히 민영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74년 8월 지하철1호선 개통으로 출범한 서울지하철공사는 직원수가
1만5백명을 넘는등 국내최대의 지방공기업으로 커 왔으나 지하철1~4호선
건설을 위해 1조7천6백억원을 꿔온 부채가 지난해말에는 고정부채만 2조2천
3백억원을 넘는등 20년이 지난 현재 재무상으로는 빈껍데기만 남은 공룡
기업상태로 전락된 셈이다.

<이성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