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보다 경기회복이 지연됐던 유럽연합(EU)경제는 올상반기중 경기저점을
통과한 것으로 분석된다.

유럽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지난해 마이너스 0.3%의 성장률을 기록했던 EU
경제는 올상반기중 1.5% 내외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하반기에는 1.7% 성장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다.

유럽위원회도 최근 EU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좋아져 올해 전체적으로
1.6%의 고무적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이 주장하는 EU경제 회복근거는 두가지다.

하나는 수출회복이고 다른 하나는 금리인하다.

대표적인 예로 올상반기중 1.3%의 성장을 보인 독일경제는 하반기에도
수출회복과 저금리에 힘입어 1.7%의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구동독경제는 서독및 외국자본 유입에 힘입어 94년중 10%대의 놀라운
성장률을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EU국가중 예외적으로 지난해 1.9%의 성장률을 보였던 영국경제는 올상반기
에도 2.3%의 획기적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추정된다.

올하반기에는 지난 4월의 세금인상조치 여파로 민간소비위축이 우려되고
있지만 완만하나마 상반기의 성장세가 이어져 올해 전체적으로 2.5%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제조업 중심으로 설비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점도 영국경제를
떠받치는 버팀목이 되고 있다고 말한다.

프랑스 경제역시 93년말 부터 서서히 회복세를 보여 올상반기에 1.4%의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특히 수츨이 성장을 주도하면서 올들어서는 민간소비와
투자 역시 다소 활력을 찾고 있다는 분석이다.

유럽경기동향을 살펴볼때 유럽경제의 회복 시나리오를 뒷받침해 주는 확실
한 지표 가운데 하나는 저인플레다.

유럽은 지난 3년간에 걸친 장기불황 여파로 엄청난 대가를 지불해야 했다.

열에 하나꼴로 기업들이 문을 닫았고 많은 젊은이들이 일자리를 잃고
방황했다.

유럽은 그러나 이같은 장기침체 덕분에 저인플레라는 확실한 수확을 얻어
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93년중 3.6%의 상승률을 보였던 EU 소비자물가는 올해
3.3%의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저인플레 기조는 적어도 96년초까지는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따라서 유럽은 앞으로 적어도 2년 동안은 저인플레를 밑천으로 장기
성장플랜을 짤수 있게 됐다는 것이 유럽경제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독일경제에 밝은 옥스퍼드 경제연구소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4.3%까지 치솟았던 독일의 소비자물가는 95년께면 1.9%선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독일 연방통계청 역시 올상반기 독일의 소비자물가는 3%대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며 하반기에도 이같은 안정세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독일의 인플레 안정 기조는 두가지 통로로 원인분석이 되고 있다.

하나는 기업들이 노조와의 임금교섭에서 경기침체를 이유로 임금상승률을
낮추는데 성공했다는 것이고 또 다른 하나는 경기침체기동안 노동생산성을
꾸준히 높일수 있었다는 것이다.

독일경제와 밀접하게 보폭을 맞추고 있는 프랑스와 벨기에 네덜란드등도
향후 2년 혹은 그 이상동안 인플레만큼은 성공적으로 억제시켜 나갈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 2.1%의 낮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프랑스는 94년중
1.8%선까지 낮출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EU회원국들의 만성적인 실업문제는 올해도 별다른 해결책을 찾지
못해 향후 EU경제의 최대 난제가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일본경제는 올상반기 개인소비지출 회복, 정부 공공투자확대등을
토대로 경기저점에서 벗어나 마침내 경기회복 초기국면에 진입한 것으로
보여진다.

경제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경제의 회복세는 하반기에 보다 가시화돼 올해
전체적으로 0.9%의 완만한 회복국면에 진입할 것이란 분석이다.

일본경기를 지탱하는 발판이 되고 있는 개인소비지출은 특히 가전제품과
소형 자동차 시장에서 두드러진 회복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내구소비재 수요가 순환적 확대기에 접어든데다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가격인하 정책을 강구함으로써 소비수요가 서서히 되살아 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부의 감세대책 효과가 기대되는 하반기 이후에는 소비수요가 보다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것이란 분석이다.

그러나 일본기업들의 경우 아직 과잉설비부담이 큰데다 94년중 기업수익도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여 설비투자는 당분간 침체기조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으로 판단되고 있다.

<김병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