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질이 불같이 급하다는 이야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는 김과장은 오늘도
아내의 정성어린 식단을 물리치지 못하였다.

아내는 요즘 부쩍 자신의 건강을 위하여 소위 몸을 보한다는 음식만을
차리는 것이었다.

특히 요즘처럼 불볕더위에 시달릴때는 삼계탕이 좋다며 오늘 저녁도
삼계탕을 차려 주었다.

또 식후에는 인삼을 분말로 하여 꿀에 타서 주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정작 김과장 자신은 몸이 가쁜하기는 커녕 가슴속은
확확 달아오르고 머리는 지끈지끈 아픈 것이었다.

아직도 한약하면 으레 보약으로 아는 분이 많은데 진정 한의학에서 일컫는
보약이란 무엇일까.

흔히 "일침 이구 삼약"이라 표현되는 한의학의 치료방법을 떠올리면 보약
이란 인체의 질병을 약물로 치료하는 약물요법임을 알수 있다.

그런데 서양의학에서도 진통제 소염제 항생제 신경안정제등의 구분이 있는
것처럼 한의학에도 "한 토 하 화 온 청 보 사"라는 8가지 방법이 구분되어
있다.

따라서 보약이란 한의학의 8종 약물요법중의 하나인 보법의 목적으로
구성된 약물을 의미한다.

그렇다면 확률적으로는 1할2푼5리에 불과함에도 보약이 한약의 대명사로
불리게 되는 까닭은 무엇일까.

한의학에서는 대부분의 질병이 인체의 내부에서 질병의 유발인자를 극복할
수 있는 힘인 정기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관찰하였다.

따라서 모든 치료법에는 "부정거사(인체내의 정기를 북돋워 사악한 기운을
몰아낸다)"라는 대원칙이 존재하여 인체의 허약한 부분을 보충하면서 정기를
북돋워 줄수 있는 약물, 소위 보약을 기본처방으로 하되 증상의 정도와
병자의 체질등을 고려하여 약물가감을 하게 된다.

또한 보약은 인체에서 허약하고 부족한 부분을 미리 보충하여 질병을
예방코자 하는 방법으로도 응용되니 "불치이병치미병(이미 병이든 이후에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병들기 이전에 치료하는 것)"이란 고전의 경구와도
일치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의 증상이나 체질에 맞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값비싼 옷일지라도 자신의 체형에 맞지 않으면 입을수 없는 것처럼
흔히 보약이라 알고 있는 녹용이나 인삼도 자신의 증상에 맞지 않으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긴다.

앞서의 김과장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