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구 개봉역에서 광명시쪽으로 내려가다 왼편을 보면 대단위
아파트단지가 나온다. 지난90년 한강 홍수로 침수된이후 주민들이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는 5층아파트 30개동의 원풍 아파트단지이다.

이 아파트는 시공회사 선정 과정에서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업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는 서울의 대표적 재건축 아파트단지이다.

지난 92년 당시 재건축조합측이 대림산업과 우성건설을 시공회사로 선정
하자 이에 반발한 권익옹호회가 주민총회없이 정관을 무시하고 시공
가계약을 체결했다면서 시공사선정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현대건설을
시공회사로 별도 선정하면서 2년여째 사업이 지연되고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최근 신구조합간에 벌어진 법정소송에서 조합장을 다시 선출하고
의견을 조정해서 사업을 진행하라는 서울 남부지원의 중재안을 양측이
받아들임으로써 지지부진하던 사업이 활기를 띨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음달 21일 구로구청 구민회관에서 구로2동장의 사회 아래 주민총회를
열어 조합장을 다시 선출하기로 했습니다. 새 조합장이 누가 선출되든
신구조합은 그 결과에 따르기로 약속했지요"

조합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 새로 선출된 조합장은 주민의 총의를 모아
재건축사업을 추진하게될 것이라면서 사업이 다시 활기를 띨 것이라고
말했다.

원풍아파트는 90년 한강홍수이후 재건축이 추진되고있는 구로구 최대의
아파트단지이다. 지난 78년 9월과 12월에 준공됐으며 2만4천6백여평의
대지에 21평형 5백80가구,24평형 26평형 각각 2백70가구,31평형 90가구등
모두 1천2백10가구가 들어서있다.

주민들은 이 아파트를 헐고 그자리에 25평형 1천1백46가구, 33평형 9백
8가구, 43평형 6백78가구등 모두 2천7백32가구를 건립할 계획이다.

조합이 내분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서도 행정절차를 계속 수행해 현재
구청으로부터 교통영향평가까지 받아놓은 상태이다. 따라서 이번에 주민
간에 화합이 이루어진다면 내년쯤엔 철거와 동시에 새아파트의 착공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아파트의 시세는 사업 지연으로 크게 오르지 않아 21평형이 1억원선,
24평형이 1억2천5백만원선,26평형이 1억4천만원선,그리고 31평형이 1억
7천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원풍아파트의 교통여건은 전철 1호선 개봉역과 남부순환도로를 바로
인근에서 이용할수 있어 양호한 편이다.

인근에 개봉아파트 영실아파트등과 단독주택들이 잇달아 재건축을 추진
하고 있어 주거지역으로 좋은 환경을 갖출 전망이다.

원풍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은 그러나 이번 주민총회로 걸림돌이 완전 해소
되는 것은 아니어서 새로 선임될 조합집행부의 추진력이 주목되고 있다.

시공가계약을 맺은 대림산업 우성건설 2개사와 현대건설이 각각 시공
가계약의 효력을 내세우며 자신들이 재건축공사를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림산업 우성건설측은 "구청으로부터 인가를 받은 조합과 시공가계약을
맺고있어 조합장이 누가되든 시공가계약의 효력은 유효하다"며 절대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있다.

이에반해 현대건설측은 "비록 신조합이 구청에 등록되지는 않았지만 각
조합원의 재산권문제인 만큼 절대다수의 주민들이 우리를 지지하고 있어
이번의 조합장 선출은 구청에 등록하기위한 형식적 절차"라고 말하고있다.

이들 건설회사는 이와함께 조합측에 "대지의 1백34%에 해당하는 평형을
무상으로 건축해주고 이주비로 가구당 무이자 3천만원을 제공하겠다"며
시공조건까지 똑같이 내놓아 한발짝도 물러설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결국 원풍아파트의 재건축사업은 새로 구성될 조합집행부가 시공회사
문제를 어떤 방법으로 해결하느냐에따라 사업의 조기 진척여부가 결정될
전망이다.

<박주병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