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사가 전면적인 경영합리화및 연구개발(R&D)
집중투자로 성장기반을 탄탄히 다지고 있다.

40년전 벨 텔레폰 래보러토리스사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회사로 출발한
TI는 현재 전세계 18개국에 생산설비를 갖추고 30여개 국가에서 마케팅및
엔지니어링서비스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세계 6대(매출액기준) 반도체칩
생산업체이다.

TI는 그러나 방만한 그룹경영으로 인해 적자에 허덕여야했다. 지난 88년
5억2백만달러에 달했던 흑자규모가 89년 3억1천9백만달러로 36.5%줄었으며
90년에는 2천6백만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다.

91년에는 적자규모가2억4천9백만달러에 달하는등 경영상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노출, 위기의식이 증폭됐다.

제리 전킨스회장의 진두지휘아래 대대적인 경영합리화계획에 착수했다.
"TI2000"이란 경영혁신운동의 핵심은 조직슬림화. 전세계 7만6천여명의
조직원을 94년현재 5만9천명으로 감축하는등 불필요한 인력을 과감히
줄여나갔다.

제품및 시장개척전략도 혁신했다. "신제품개발-생산-시장개척"순으로
비중을 부여했던 종전과는 달리 "시장개척-신제품개발-생산"순으로 시장
상황 변화추세에 우선순위를 부여했다.

신기술개발은 결코 등한시할수 없지만 고객과 동떨어진 것이어서는
성공할수 없다는 판단이었다.

제품및 기술의 차별화를 위해 티처-커스터머(TC)제도를 도입했다. TC제도
는 TI가 집적회로(IC)를 공급하고 있는 거래선과 기술제휴를 맺는등 보다
밀접한 관계를 수립,제품혁신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애플 컴팩 에릭슨 제너럴모터스(GM)휴렛팩커드(HP)IBM 선마이크로
시스템 제록스등 세계적인 기업들과 제휴관계를 맺고 있다. 또 내부조직및
거래선과의 상호유기적 관계를 강화하는등 통합관리능력 제고에 주력했다.

R&D투자액도 경영합리화계획 착수와 함께 과감히 늘려 지난 5년동안
아시아지역에서만 총20억달러이상을 투입했다. 지난 한햇동안 전세계
거점에서의 R&D투자액은 5억9천만달러에 달했다.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정보통신기술 첨단소재등에 관한 분야에 연구력을 집중했다.

효과가 당장 드러났다. 92년 74억4천만달러의 매출에 4억2천만달러의
순익을 올려 흑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매출은 85억2천3백만달러를 기록,92년보다 14.6%증가했으며 순익
은 7억2천8백만달러로 무려 73.3% 늘었다. 이결과 92년 방위전자시스템
분야에서 미국정부가 수여하는 말콤볼드리지상을 수상했다. 영국 최고의
품질관리상중의 하나로 꼽히는 퍼킨스상도 받았다.

TI는 그러나 이에 만족지 않고 있다. 보다 혁신적인 경영합리화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 올들어 지난 4월 유럽지부가 9백명의 종업원을 감축하는
등 지역별 살빼기작업을 강화하고 있다.

올해 R&D투자비용은 지난해보다 18.6% 많은 7억달러로 책정, 각부문에
걸친 연구개발에 탄력을 더한다는 구상이다.

반도체부문은 특히 서브마이크론급 반도체라인 증설에 나서 앞으로 5년
내에 이제품 생산능력을 8배까지 늘릴 계획이다. 0.35마이크론급의
차세대 반도체생산기술도 일 히타치와 공동연구중이다.

디지털 시그널프로세서(DSP)칩과 부동소수점 처리기능을 가진 프로세서칩
시장에서도 제품을 차별화,경쟁력을 배가한다는 계획이다.

양자역학을 응용한 각종 기기및 본격적인 멀티미디어시대를 대비한 영상.
음성압축기술,고선명TV(HDTV)와 기타 가전제품의 음성인식기술등은 이미
개발완료단계에 접어들었다.

이밖에 반도체칩의 집적도를 대폭 높이는 기술및 단결정 갈륨비소화합물
반도체 개발에 치중하고 있다. 이들 신기술을 응용한 제품들은 2000년까지
10억달러이상의 매출을 올려주는 효자상품이 될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시스템부문에서는 운영소프트웨어와 시스템생산장비및 정보기술부문
육성에 주력할 방침이다. TI는 이미 컴퓨터지원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시장의 선두주자로 부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고객의 사업을 분석하고 새로운 경영정보시스템을 개발토록
도와주는 소프트웨어인 BDF개발에 성공했다.

제어부품분야에서는 전기모터제어기술 개발에 주력,시장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시장변화추세를 앞서가는 연구개발노력과 끊임없는 경영혁신의지를 갖고
있는 TI는 앞으로 세계 반도체시장과 첨단기술시장에서 최고의 명성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킨스회장은 자신감을 보인다.

<김재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