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의칼] (542) 제3부 정한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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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전령서를 복사한 것을 읽어 내려가는 일곱사람의 중신들은 차츰 표정이
굳어들고 있었다. 어떤 이는 얼굴이 눈에 띄게 벌겋게 상기되기도 했고,
개중에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새하얗게 핏기가 가시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맨 먼저 불쑥 입을 연 것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이다가키 다이스케였다.
"이건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모독이오. 즉시 출병을 해야돼요. 지금까지
우리의 국서를 거절하며 수교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문제요.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고 밖에 볼수가 없어요. 우리 일본을 무법국
이라니, 이런 모독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요?"
이다가키는 도사번 출신으로 일찍이 존황양이 운동에 투신하여 막부를
타도하는 무진전쟁때는 도산도 진무군의 참모로 참전했는데 소년병인
백호대와 부녀병인 낭자대의 활약, 그리고 수많은 아녀자들이 번의 최후를
맞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유명한, 막부 진영의 총본산인 그
아이즈번을 공략하는데 크게 공을 세워 유신정부의 참의가 된 사람이었다.
다혈질인 그의 즉시 출병론을 서슴없이 찬성하고 나선 것은 고도 쇼지로
였다.
고도 역시 도사번 출신으로 이다가키와는 동향의 선후배 관계였다.
고도가 이다가키보다 한살 밑인 서른여섯이었다.
그는 번주인 야마노 우치요도의 눈에 들어 번정의 중심인물이 되어 쇼군의
대정봉환 운동을 주도했었다.
유신정부가 들어서자 이다가키와 함께 도사번의 대표로서 중용이 된
것이었다.
"나는 이다가키공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가 허두를 이렇게 떼어놓았는데 그것도 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런 연유
에서였다.
"즉시 출병을 단행해야 합니다. 이런 모독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다면
우리를 조선국의 대원군이라는 자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배알도 없는
것들이라고 업신여길게 뻔하지 않습니까. 이 전령문은 비록 동래부사가
일본관의 자기네 수문장에게 내린 것이지만, 대원군의 지시라고 봐야
합니다. 동래부사 따위가 어디라고 감히 제맘대로 우리 일본을 무법국이라고
한단 말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고도의 말에 맞장구를 치듯 얼른 입을 연 것은 에도 신페이였다.
"맞아요. 대원군의 지시임에 틀림없어요. 일개 지방의 벼슬아치가 그런
말을 함부로 할수는 없지요. 무법국이라는 말은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사용할수 없는 용어에요"
굳어들고 있었다. 어떤 이는 얼굴이 눈에 띄게 벌겋게 상기되기도 했고,
개중에는 대조적으로 오히려 새하얗게 핏기가 가시고 있는 사람도 있었다.
맨 먼저 불쑥 입을 연 것은 얼굴이 벌겋게 상기된 이다가키 다이스케였다.
"이건 도저히 참을수가 없는 모독이오. 즉시 출병을 해야돼요. 지금까지
우리의 국서를 거절하며 수교교섭에 응하지 않는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문제요. 우리에 대한 도전이라고 밖에 볼수가 없어요. 우리 일본을 무법국
이라니, 이런 모독을 당하고 가만히 있을 수가 있나요?"
이다가키는 도사번 출신으로 일찍이 존황양이 운동에 투신하여 막부를
타도하는 무진전쟁때는 도산도 진무군의 참모로 참전했는데 소년병인
백호대와 부녀병인 낭자대의 활약, 그리고 수많은 아녀자들이 번의 최후를
맞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유명한, 막부 진영의 총본산인 그
아이즈번을 공략하는데 크게 공을 세워 유신정부의 참의가 된 사람이었다.
다혈질인 그의 즉시 출병론을 서슴없이 찬성하고 나선 것은 고도 쇼지로
였다.
고도 역시 도사번 출신으로 이다가키와는 동향의 선후배 관계였다.
고도가 이다가키보다 한살 밑인 서른여섯이었다.
그는 번주인 야마노 우치요도의 눈에 들어 번정의 중심인물이 되어 쇼군의
대정봉환 운동을 주도했었다.
유신정부가 들어서자 이다가키와 함께 도사번의 대표로서 중용이 된
것이었다.
"나는 이다가키공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입니다"
그가 허두를 이렇게 떼어놓았는데 그것도 다 속을 들여다보면 그런 연유
에서였다.
"즉시 출병을 단행해야 합니다. 이런 모독을 당하고도 가만히 있다면
우리를 조선국의 대원군이라는 자가 어떻게 생각하겠습니까? 배알도 없는
것들이라고 업신여길게 뻔하지 않습니까. 이 전령문은 비록 동래부사가
일본관의 자기네 수문장에게 내린 것이지만, 대원군의 지시라고 봐야
합니다. 동래부사 따위가 어디라고 감히 제맘대로 우리 일본을 무법국이라고
한단 말입니까. 안 그렇습니까?"
고도의 말에 맞장구를 치듯 얼른 입을 연 것은 에도 신페이였다.
"맞아요. 대원군의 지시임에 틀림없어요. 일개 지방의 벼슬아치가 그런
말을 함부로 할수는 없지요. 무법국이라는 말은 전쟁을 각오하지 않고서는
사용할수 없는 용어에요"